단테 클럽 1
매튜 펄 지음, 이미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이 책의 번역에 대해 툴툴 거린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서 내 마음이 유해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그 정도로까지 최악은 아니라고 평가를 정정해야 할 것 같다. 열심히 만든 티도 난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악도 아니다.

광고 띠지는 다빈치 코드를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핑거포스트에 가깝다. 첫째 권 거의 절반까지 진행이 너무 느려 흥미도를 말아먹는 것과 실존 인물인 등장인물이 한국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까지도 비슷하다.

이 름 정도는 알아도 작품은 안 읽어본 근대 미국 작가들의 개인사에 대한 관심은 관심을 넘어 무심의 경지가 아닐까? 그들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무슨 짓을 했던 그것에 관심이나 있을까? 게다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알리기에리 단테에 이르면 일반적인 한국 독자로서는 책에 다뤄진 지극한 단테 사랑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은 3년 전에 산 이 책이 이 책이 초판이 5쇄까지 개정판이 10쇄까지 나왔다는 사실을 통해 어느 정도 추측해 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을 구매한 사람 모두가 이 책을 다 읽었을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진행이 몹시 느리지만 재미있긴 하다. 이번에도 핑거포스트의 감성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이 책의 등장인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더 재밌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진 못했다.


그 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문득 생각했다. 어떤 책은 정말 재밌었지만 읽고 나면 그저 끝이었다. 그런 책에 재미있었던 이유로 만점을 주는 건 잘한 짓일까? 아니면 재미범주에 대한 별점을 따로 줘야 할까? 이 책을 (힘들어 하면서도) 재밌게 읽은 건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돌아서서 잊어버려도 아무 상관없고 내 심장에 깊은 상흔을 남기지도 않았는데…….

그렇다는 이야기다. 일단은 이후의 별점제는 다시 엄격하게 매기도록 하겠다. 재미있었다. 그러나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은 궁금하지 않고, 바쁘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당신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테니까.

추천 독자층은 미국 문학을 사랑하고 롱펠로우와 홈스, 로웰 등을 너무나 사랑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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