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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평점 :
플립(FLIPPED)
길고 부드러운 갈색 머리,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한 괴짜 소녀 "줄리"
푸른 눈동자의 미소년, 번듯한 외모지만 소심한 소년 "브라이스"
줄리와 브라이스의 알콩달콩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플립>
브라이스가 동네로 이사오면서 줄리를 처음 만났다. 브라이스는 처음부터 줄리가 괴짜 소녀임을 알아차린다. 브라이스는 줄리가 불편하다. 줄리는 이런 브라이스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언제나 브라이스를 쫓아다니는 줄리. 이 두 사람의 무지개 빛깔은 담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줄리는 유정란을 부화시켜 집 뒷뜰에서 닭을 키우게 된다. 건강하게 자라나는 닭들은 달걀을 만들어 냈다. 처치가 곤란했던 달걀을 이웃에게 팔게 되었다. 그러다 브라이스네 집에 달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오랜 기간 브라이스에게 달걀을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브라이스는 난감하다. 더러운 뒤뜰에서 생산되는 달걀이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었을 것만 같다. 브라이스는 줄리 몰래 달걀을 버린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다가 결국 줄리에게 이 사실을 들킨다.
"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난단다.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게 되지"(p128)
달걀 사건과 브라이스의 사과로 인해 줄리와 브라이스 사이의 냉담했던 관계가 잘 해결되었다. 브라이스에게 줄리는 그저 떼어내고 멀리하고 싶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브라이스는 줄리 베이커에게 묘한 느낌의 감정이 생겨난다.
브라이스의 할아버지는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줄리와 브라이스 사이에서 조언가가 되기도 하고 해답을 주는 해결사가 되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던지는 말 한마디마다 깊은 울림이 있다.
어쩌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그리고 왜 전에는 미처 몰랐을까? (p208)
책의 제목이 플립인 이유를 이제 알 듯하다. 플립은 '뒤집히다'라는 뜻을 가졌다. 바구니 소년으로 나선 브라이스는 학교의 두 퀸카에게 선택받은 행운의 사나이가 되지만 이 두 소녀보다 자신의 눈에는 줄리만이 보인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줄리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보인다. 180도 상황이 달라졌다. 브라이스를 따라 다니던 줄리가 있었으나 이제는 줄리를 따라다니는 브라이스가 있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나니 강해진 기분이 들었다. 행복했다. (p245)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설레이고 흥미로웠다. 줄리가 귀찮고 떼어내고 싶은 존재였으나 이제는 그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그러나 브라이스는 행복하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인정한 자체로 한 단계 성숙했다. 사실 우리의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쉽지 않았던 일이다.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오히려 감정 표현이 너무 쉬워 문제라면 그 당시에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줄리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단다 달라진 사람은 너야. (p247)"
플라타너스 나무는 <플립>의 중요한 상징이다. 올 곧은 줄리의 강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며, 브라이스와 줄리를 이어주는 하나의 열쇠와 같다.
첫사랑, 듣기만 해도 설레고 행복해지는 단어다. 줄리와 브라이스의 이야기는 그저 우리를 웃음짓게 한다. 첫사랑이라면 나도 이런 첫사랑을 해보고 싶다. 이미 지나버려 경험할 수 없는 그 존재이기에 더욱 간절한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