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문제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집 문제


"짙은 공감의 치유"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별반 다름 없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이다. 이 책은 사실 참 평범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으며 그 일이 내가 직접 겪은 일일 수도 있다. 흔하게 겪는 일이긴 해도 쉬운 문제거나 간단한 문제라 할 수도 없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똑같이 고민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감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상처의 치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식 잃은 사람의 마음은 자식을 잃어본 사람만이 그 슬픔의 깊이를 알 수 있다. 다른 이들의 천 마디 위로보다 같은 처지의 사람 공감 한 마디가 크나 큰 치유가 되고 위로가 된다. <우리 집 문제>는 이러한 공감의 책이다.


"달콤한 생활?" 신혼인데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다나카 준이치는 32살의 평범한 회사원이다. 신혼 생활의 달달함에 빠져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신혼집이 무언가 어색하다. 완벽한 천사표 아내가 부담스럽다. 아내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하기 어렵다. 참 재미있다. 왜냐하면 나 또한 신혼 초에 준이치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혼자의 삶에 익숙해 혼자만의 생활에 젖어 있다가 아내와의 시간이 어색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그 때의 생각에 빙그레 입가에 웃음이 묻어난다.


"허즈밴드"는 남편이 회사 사람들에게 무시받고 찬밥 신세임을 눈치챈 아내의 이야기다. 정황상 아내의 합리적 의심이 맞아 보인다. 세상의 모든 남편이 뛰어난 업무력을 자랑할 수는 없다. 많은 회사원들이 회사에서 명퇴 대상이 되기도 하고 무시 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아내는 나름대로 이런 남편을 위해 맛있는 도시락으로 위로한다. 현재는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참 씁쓸했다. 나이가 들어 회사가 어려워 졌을 때 눈총을 받을 미래에 나의 아내도 이러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리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간접경험이 되었다.


"귀성" 또한 우리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일본도 우리와 같은 명절 스트레스가 있다는 점에 사실 조금 놀랐다. 사실 이런 명절 시댁, 친정 방문의 문제가 우리 한국만의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결혼 후 새로운 가정을 맞이하고 새롭게 만나는 시댁과 친정. 아내와 의견이 맞지 않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대화로 잘 풀어나갔지만 많은 가정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혼까지 하는 가정이 있다. 우리 집 문제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다. 또한 많은 이들의 진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다.


이렇듯 <우리 집 문제>는 평범한 우리네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소한 일로 보일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가화만사성이라 했던가. 가정이 화목해야 다른 모든 일이 잘 풀리듯 가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에 현명한 해법들이 요구된다. 이야기에서 제시하는 해법들이 완벽할 순 없지만 하나의 해결책은 될 수 있다. 각자 나름대로 가정 문제의 탈출구를 찾아갈 때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이 이러한 문제들로 힘들구나",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의 치유가 그 어느 것보다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