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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아래로
로이스 덩컨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2월
평점 :
어두운 복도 아래로
저자 '로이스 던칸(1934~2016)' 은 청소년 추리 소설로 미국에서 유명한 작가다. 50여권의 작품을 편 그녀의 대표작으로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그리핀 선생 죽이기"가 있다. "어두운 복도 아래로"는 공포,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
청소년 소설의 대표작으로 가장 먼저 해리포터가 떠오른다.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해리포터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아이들의 힘으로 불가항력한 존재, 악의 존재에 대항하는 큼직한 줄거리가 인상적이었다. '어두운 복도 아래로'에서도 블랙우드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해리포터의 맥락과 닮아 있다. 특히 믿고 의지하는 존재인 선생님들에게 어떠한 비밀이 존재하고 그 중 아이들을 돕는 선생님이 존재한다는 설정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다. 누가 아이들을 돕게 될지 누가 아이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의 재미가 쏠쏠하다.
아직 약간 혼동스럽다. 청소년 소설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소설이라는 의미인데, 성인인 내가 보기에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청소년이 읽기에는 책에서 전해지는 그 공포감이 상당한 편인데 과연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점도 의문이다. 청소년 소설을 청소년이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그저 나를 혼동스럽게 한 듯하다.
블랙우드의 비밀
어느 외딴 마을의 거대한 기숙학교 블랙우드로 키트는 입학을 위해 가고있다. 엄마와 새아빠는 신혼여행을 떠나고 키트는 블랙우드의 기숙사에 입학하게 된다. 탐탁치 않은 입학이지만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거대한 기숙학교에 입학한 사람은 키트, 루스, 린다, 샌디 단 4명뿐이다.
키트는 처음부터 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향 단짝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점이 싫었다. 더군다나 블랙우드는 통신이 두절되고 외부와의 연결이 차단된 장소, 기이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의 한계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블랙우드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은 알겠지만 속 시원하게 그 이유는 모른다. 이 네 사람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주인공 소녀 키트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이들은 이상하리만큼 피곤하고 알 수 없는 능력을 얻게 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그녀들은 자신의 능력에 놀란다. 유화를 그려본 적도 없는 린다는 모두가 감탄할만한 엄청난 그림들을 그려낸다. 샌디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정도로 수준 높은 시를 써낸다. 루스는 지적 능력이 높아져 지식이 축적되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마지막으로 키트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엄청난 피아노 곡들을 꿈 속에서 듣게 된다.
유령보다 무서운 인간의 존재
초감각적 지각 능력의 일종으로 유령과 아이들과 연결이라는 소재를 공포와 스릴러로 잘 만들어 냈다. 책을 읽고난 뒤 유령도 무서운 존재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을 도구의 존재로만 생각하고 이용하기만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다.
모처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미스테리한 사건들과 하나씩 드러나는 사실들, 정체를 알 수 없는 현상들... 어두침침한 블랙우드의 분위기와 함께 이야기는 긴장감을 더한다. 나도 모르게 내용에 빠져들었다. 주인공 키트와 함께 블랙우드의 비밀을 하나씩 파헤져 나가며 함께 여행한 기분이었다.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내용과 번역이 마음에 들었다. 주말 하루에서 이틀 정도면 다 읽을 정도로 흡인력이 뛰어난 소설이다. 강력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