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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풀꽃도 꽃이다 2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은?"
'자발적 문화 식민지' 라는 소제목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내용을 살펴보니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바로 영어에 대한 이야기다. 원어민 교사의 시각으로 본 대한민국은 이미 비정상이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중요한 언어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모든 대한 민국 사람들에게 중요한 언어일까? 전국민 중에서 25%정도만 영어를 잘하면 되지 않을까? 외국계나 해외 고객 혹은 기업을 상대하는 경우에만 영어를 잘하면 되지 않을까? 뿐만아니라 영어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이러한 공부 방법이 과연 맞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국민이 모두 영어에 몰두하는 이 현상이 과연 바람직할까? 토익은 기본 영어 실력 평가 시험이다. 하지만 모두들 토익 점수를 받기 위해 안간힘이다. 더욱이 외국인 앞에서는 말 못하는 바보가 된다.
가출한 아이가 있다. 엄마의 공부 공부 소리에 지쳐 집을 뛰쳐 나왔다. 공부가 싫고 엄마가 싫다. 만화가가 되고 싶은 아이는 무작정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만화가를 찾아간다. 자신이 열정을 갖고 희망한다면 그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그 열정은 결국 유명 만화가로부터의 인정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계를 지탱하는 힘인 믿음과 사랑이다. 엄마와 아들의 관계 개선은 언제든 이뤄질 수 있었지만 해결을 위한 선택이 가출이 되어 참으로 아쉽다.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충분히 알았다면 가출이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가출을 통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참 다행스럽다.
직업의 귀천이 있다고 믿나요? 여러 직업 중 '대장장이'라는 직업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과연 어떠한가. 짐작컨데 대장장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며 일은 힘들고 보수도 넉넉하지 않고 명성이 그닥 높지 않는 천한 직업이라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견해를 가질 것이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린 아들이 대장장이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저 어린 투정이 아닌 진지한 고백이다. "왜 그런 어려운 길을 가려 하는 걸까. 앞 길이 창창한데 대장장이라니." 부모는 어떻게 해서든 아이가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설득하고 설득이 쉽지 않으니 결국 언성을 높인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대화가 단절된다.
선생님의 제안으로 아이의 부모는 대장장이를 만난다. 대장장이로부터 그가 살아온 과정을 듣는다. 그 대화는 우리의 선입견을 싸그리 짓밟았다. 대장장이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이거니와 1년에 1억이라는 돈을 저축하며,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전세가 역전된 상황이다. 아이의 부모의 입장이 사실 우리와 다름이 없다. 대장장이가 돈을 잘 번다고 하니 그를 다르게 보는 내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하다.
대안학교과 혁신학교는 교육의 세계에 던지는 몇 안되는 돌파구다. 혁신학교의 바람은 서서히 진행 중이다. 민주주의에 기반하여 학생들의 건의로부터 시작되는 학교의 변화되는 모습은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이며 그들의 뜻이 결국은 학교를 지탱하는 힘이다. 학생과 교사와의 믿음은 그들의 자율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 또한 대한학교는 씁쓸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제도다. 기존의 학교를 벗어나야 한다는 아쉬움과 동시에 새로운 곳에서 희망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오묘하다. 기존 학교 시스템을 벗어나야만 비로소 행복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이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 책을 소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기엔 한 구절 구절 내용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이라는 한 단어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도 사실 놀라웠다. 그만큼 우리 사회 저변에 깔린 교육과 관련된 문제점들이 많은 탓일 것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학생들과 더불어 학부모와 학교의 인식이 달라지고 선진국의 사례가 적용되어가는 노력을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 책에서 나온 일부의 제안된 사례들만 보아도 그 미래가 어둡진 않다. 하지만 변화와 노력 없이는 제자리 걸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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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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