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꽃이다 1 - 조정래 지음

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풀꽃도 꽃이다 1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처음 만났다.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서 자주 봤던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조정래 작가의 스타일을 모르는 입장에서 소설을 교육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참 궁금했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감이 크다.

'풀꽃도 꽃이다' 라는 제목이 가진 의미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우리는 보통 풀꽃을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긴다. 그래서 이름을 풀꽃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특별한 이름이 없는 그냥 풀꽃. 하지만 엄연히 그 풀꽃도 꽃이다. 아름답고 향기를 내뿜는 귀중한 존재인 꽃이다. 그러한 꽃을 우리는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조정래 작가도 그러한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하나 하나는 그저 아이들이지만 그들은 우리가 잊고 있는 귀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어린 학생의 자살은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만날 수 있는 단골 아이템이다. 그 이유가 참 다양하겠지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이라는 비극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어느 하나의 문제라고 하기는 힘들다. 문제는 모두에게 있다. 정부, 학교 그리고 가정이다. 인성보다 성적에 더 관심을 갖는 학교, 이명박 정부 시절 일제고사 부활과 같은 서열정리식 평가, 1등만을 바라고 공부만을 부르짖는 가정, 이러한 떠밀림에 밀려 난간에 선 아이들은 비극적 선택을 하게 된다.

책에 나온 이야기가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해도 믿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실제 통계 및 사건들에 기반하여 작성된 이야기들이기에 매우 설득력있다. 이토록 극성인 엄마가 있을까 싶지만 각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기에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알기 어렵다. 그러한 극성 엄마를 바로잡아줄 사람도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만을 강요하는 가정과 정부의 함심에 대항할 자는 찾기 어렵다.

그에 반해 굳은 심지를 갖고 올바른 참 교육을 실천하는 교육자가 있다. 강교민! 학원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으며 촉망받는 국어교사 강교민은 학교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엘리트 선생님이다. 실력이 뛰어나고 참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기존 선생님들의 생각에 부딪히기 일쑤다. 그저 올바른 생각으로 바른 길로 가고자 함인데 난관이 많다.

왕따, 은따에 대한 이야기는 참 현실적이었다. 본능때문일까. 그래서 자연스러운 것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큰 상처를 남기는 극악무도한 행위이다. 편을 가르고 약자를 헐뜯는 왕따의 세계, 어디부터가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다름에서 오는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라고만 하기도 어렵다. 어른들의 사회에도 왕따는 여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성이 중시되지 않는 교육의 근간에서 그 문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한 가정의 아빠가 될 나에게 던지는 충고의 메세지들이 많았다. 시간이 흘러 나도 아이의 아빠가 될 것이다. 아이에게 무관심하지 않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많은 추억을 나누는 아빠의 모습, 공부뿐 아닌 다양한 식견을 넓혀 줄 수 있는 아빠의 자세, 아이의 입장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게 하는 길잡이, 이러한 아빠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이 책이 발간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올바른 견해가 허용되지 않던 옛 시절에는 생각하지 못할 정부에 대한 일침이 담겨 있다. 독자로 글을 접했을 때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뭔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 느낌도 들고, 심도 있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교육 문제만큼 어려운 문제도 없다. 정답을 알아가는 그 과정이 어렵고도 고단하다. 교육에 대한 문제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관심을 갖고 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리 모두에게 학창 시절의 어려움이 있었기에 깊게 공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성이 강조되고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는 평화로운 교육의 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