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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 헤밍웨이 단편선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여자 없는 남자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있거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익히 유명한 작가다. 그 이외에도 내가 알지못하는 참 많은 책을 썼다. 여러 헤밍웨이의 작품 중에서 "노인과 바다"의 내용만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게 전부였다. 워낙 대작이기에 추후에 꼭 읽겠노라 다짐한 책이지만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는 책이다.
그러던 중 헤밍웨이의 "여자 없는 남자들"이란 제목의 책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얼마 전 무라카미 하루키가 낸 단편집의 동일한 제목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헤밍웨이의 단편선이라고 하였다. 시대적으로 당연히 헤밍웨이가 앞서는 사람이니 하루키가 당연히 영향을 받았으리라. 책을 읽고 난 후 그 이유를 느낌적으로 알듯 했다. "여자 없는 남자들"이 풍기는 이야기의 냄새가 무라카미 하루키만이 가진 색체와 매우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두 작가의 사상과 문체가 닮아 있는 듯 다른 느낌이 책을 통해 나에게 스멀스멀 전해졌다.
14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남자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투우사, 군인, 운동 선수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두렵지만 도전하는 늙은 투우사의 모습, 권투 조작 시합에서 당당하게 승리한 올래 안데르센의 쫒기는 인생, 헤밍웨이가 직접 경험한 전쟁은 부조리의 산물 등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러 작품 중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갖은 고난과 고생으로 훈장을 4개씩이나 거머쥔 소령의 이야기였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재활을 하는 군인들은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하다. 소령은 "남자는 결혼 같은 건 하는 게 아니야."라며 격렬하게 화를 낸다. 그도 그럴 것이 의병 제대를 한 소령이 젊은 여자와 결혼했다. 그러나 단 며칠 만 아팠던 그의 아내는 폐렴으로 사망한다. 훈장을 4개씩이나 받은 소령도 아내를 잃은 아픔보다 더한 고통은 없을 것이다. 그 상처가 결혼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번졌다는 점이 애석하고 씁쓸하다.
나에게 "여자 없는 남자들"은 읽기에 나에게 조금은 어려웠다. 한 편을 읽고 난 후 도통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책의 뒷편에 옮긴이의 해설이 있다. 헤밍웨이 일대기와 사상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헤밍웨이에 대한 이해는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헤밍웨이는 실제 인생에서 네 차례의 결혼을 한다. 마초적 기질이 다분했던 헤밍웨이는 기센 어머니와 소심한 아버지 아래서 자랐다. 결혼 생활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으리라. 여자를 바라보는 헤밍웨이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음에는 확실하다. 그의 인생을 알고 작품을 접근한다면 조금은 더 잘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