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보쟁글스
올리비에 부르도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미스터 보쟁글스


슬프고 아름다운 미친 사랑 이야기



사랑한다면 과연 이들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책의 초반부 책에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남들과는 다른 면모를 내뿜는 가족의 모습이 어색하기도 하고 우리와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알 수 없는 조합과 이해할 수 없는 가족의 행동은 약간의 거부감마저 들었다. 이 책에 보내는 각종 찬사들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의심스러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미스터 보쟁글스는 노래 제목이다. 연회장에서 흘러나올 법한 노래로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아내는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책의 중반부까지는 그저 그런 느낌이었다. 조금 특별한 가족, 성에서 이웃들과 파티를 즐기는 삶을 살아가는 가족, 아가씨라 불리는 새와 쓰레기라 불리는 친구가 가족과 함께한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렇구나 였다.


이야기는 중반부에서 부터 급격하게 진행된다. 아니 내가 읽는 속도가 중반부에서 부터 빨라져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초반부는 무언가 지루한 느낌이었다면 중후반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랄까. 아내의 머릿 속이 이사를 가면서 부터 이야기는 속도감을 갖는다.


남편과의 만남에서부터 아내는 특별했다. 첫만남에 서로에게 강력하게 끌렸다. 평생의 반쪽을 만난 그 순간은 파티장이었다. 그래서 아내가 파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두 사람과 그 두사람 사이에 태어난 아들, 가족은 파티의 삶을 보낸다. 남다른 교육 철학을 가진 아내이지만 점점 더 남다른 모습으로 변모해 간다는 것은 어느 한 사건을 계기로 확신하게 되었다. 아내의 방화 사건이다.


정신 병원에 입원한 아내는 특별한 계획을 세운다. 납치다. 아내를 사랑한 남편과 아들은 그 납치 계획에 적극 동참한다. 경찰을 따돌리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가족. 하지만 아내는 가족을 위해 큰 결심을 하게 된다.


***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봤다. 그들처럼 나도 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맞는 것인가. 아내와 남편의 모습이 설득력있게 그려졌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영화를 보고 정말 슬펐던 기억이 생생하다. 미스터 보쟁글스와 이야기가 꼭 같다고 볼 수 없다. 전혀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느꼈던 안타까움과 슬픈 감정이 되살아 났다.


책을 읽고 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에게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런 진부한 찬사의 멘트를 쓸 수 밖에 없어 안타깝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의심 많았던 내 자신도 이미 찬사의 글을 쓰고 있다.


유쾌하기도 하고 미친 것 같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웃겼다가 울렸다가... 오랜만에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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