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리디아의 죽음을 둘러싼 가족의 비밀들"


"리디아는 죽었다"로 소설은 시작한다. 의문의 죽음으로 인해 한 가정의 감춰진 비밀들이 드러나며 그들을 속사정을 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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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취급을 받는 다는 게, 어떤 건지 당신은 모르지."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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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 가정은 다섯이다. 제임스와 메릴린 부부, 네스(네이선)와 리디아 그리고 한나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가정의 아픔과 상처는 차곡차곡 쌓여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채 리 가정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제임스 리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대학의 교수로 한 가정의 든든한 가장이다. 서양인들 사이에서 동양인은 그 자체만으로 놀림의 대상이며 따돌림의 대상이었다. 그러한 멸시와 조롱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모두 이겨내고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리디아의 죽음은 그를 무너지게 만들었고 비밀이 생기게 된다.


메릴린이 학생이었을 때 꿈은 의사였다. 여자 의사가 된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부정적인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도전하듯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지만 제임스를 만나 그와 결혼하게 되고 아이들을 낳게 되고 의사의 꿈은 자연스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의사에 대한 자신의 욕망은 딸 리디아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 리디아의 적성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리디아에게 투영시킨다. 자신의 욕심이 잘못된 사랑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리디아는 엄마 메릴린이 떠난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다짐한다. 엄마를 위해 엄마가 원하는 행동을 하기로. 그 다짐은 스스로를 옥죄는 걸림돌이 되어버린다. 자신의 힘으로 그 고리를 끊고자 노력하지만 작은 리디아에게는 어렵기만 하다.


아들 네스는 메릴린의 리디아에 대한 욕망에 밀려 언제나 관심 밖이다. 우주에 관심이 많고 공부도 잘했던 네스는 나름의 노력으로 하버드에 합격하고 가정에서의 탈출을 이뤄낸다. 이웃 잭이 리디아의 죽음과 관련있다고 생각해 의뭉을 품지만 심증뿐이다.


언제나 그림자처럼 가정의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한나, 가족 사이에서 윤활류같은 역할의 한나는 가족 구성원으로써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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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내일 아침에 보자"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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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족에게 많은 사건들이 얽기고 설켜 있다. 겉으로는 평범한 가정이지만 상처로 인해 아픈 마음들을 갖고 있다. 누군가를 오롯이 알 수 있다라는 말은 그 사람을 어느 정도를 알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일까. 가족 구성원들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리디아의 죽음의 이면에 숨겨진 가족의 아픔과 상처가 드러나고 또 드러난다. 어떻게 리디아가 죽게 되었는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가족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 대중 속에 홀로 있는 그 마음을 내가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지 모른다.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사회는 아직도 부족하다.


과연 리디아의 죽음에 있어 무엇이 원인이 되고 문제가 되는 것인지 하나로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그 모든 것이 원인일 수 있고, 전혀 관련 없을 수도 있다.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사회의 모습, 한 가정의 모습, 다름에 대한 우리의 대처, 청소년 문제부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오해 등 이 소설을 한 단어로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는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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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와 리디아가 아빠 제임스의 신발로 천장의 거미를 죽였다. 큰 신발 발자국이 천장에 남고 그 둘은 그 흔적을 살며시 감춘다. 후에 한나는 그 천장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아빠 제임스에게 천장의 발자국을 보라고 한다. 처음에는 찾지 못했던 그 발자국을 제임스는 발견하게 되고 웃는다.


비밀은 이 발자국과 같지 않을까? 우리의 바로 옆에 숨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평생 알 수 없다. 엉뚱하거나 순수한 시선이 아니면 결코 발견할수도 발견 될 수도 없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진정한 사랑만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이해할 수 있는 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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