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왜 쓰는가
제임스 A. 미치너 지음, 이종인 옮김 / 예담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작가는 왜 쓰는가

제임스.A.미치너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항상 있다. 작가들은 어떻게 작가가 되었고, 왜 작가가 되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항상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다.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은 내 탓도 있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미치너라는 작가는 사실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을 통해 처음들었다. 가장 유명한 그의 작품은 "소설"이라고 하는데 진심으로 처음 듣는 제목이었다. 평생 40여권의 책을 쓴 1947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런 그의 첫 작품은 그의 나이 40세에 썼다고 한다. 아직 30대 초반의 나에게 솔깃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글도 잘 못쓰고 책을 한 권쯤 써보고 싶은 문학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회사원인 나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는 책을 만난 느낌이랄까. 


"소설가가 하나의 소우주를 만들어 일정 시간 동안 독자들을 사로잡고 또 독자들이 그 소우주를 떠날 때 섭섭한 생각을 갖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13p)


이 말에 깊게 공감한다. 소설이 가진 매력은 다른 어느 것보다도 소설 안에 만들어진 소우주 때문이다. 소설 안에서만 만날 수 있고 소설을 떠나면 못내 아쉽다. 우리에게 익숙한 해리포터의 호그와트처럼 그 소우주에서 평생 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세상에 흠뻑 빠져 놀다보면 다시 현실 우주로 돌아와야 하는 아쉬운 순간을 만나게 되는데, 그 소우주가 가진 매력이 높을 수록 독자의 충성도도 높아지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미치너는 어렸을 때부터 훌륭한 작품들을 만나왔다. 소설가가 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책 읽기! 역시 미치너도 어린 시절부터 많은 독서를 했을 뿐아니라 훌륭한 책들을 많이 만났다. 그중 기억에 남는 소설은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과 발자크 전집이다. 이 두 책은 미치너의 안목을 넓혀주는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그가 읽을 책들에 대해 보니 내가 알지못하는 훌륭한 고전, 소설들이 참 많다는 점을 알았다. 책의 세계에서 만큼은 나는 그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노인과 바다"는 재능 있는 작가가 가끔 만들어 내는 걸작 중의 하나였다."(163p)


작가가 훌륭한 작품을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일까. 걸작을 만났을 때 찬사를 아끼지 않은 그였다. 역시나 노인과 바다는 크나큰 인기를 끌었다. 나였다면 노인과 바다의 빛을 알아 볼 수 있었을까 싶다. 현재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모두가 알고 있다지만 그 당시 미치너에게는 아직 출판되지 않은 새로운 소설에 불과했다. 미치너는 라이프에 적극 추천했다. 훌륭한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 또한 작가에게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된다.


미치너가 스스로 말하기를 자신은 독일 작가 토마스 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책 "마의 산"과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미치너에 의해 강력하게 추천되고 있다. 


"소설의 처음 몇 장을 아주 어렵게 만들라. 그렇게 하여 일부 독자들은 떨어져나가게 하라"(104p)


미치너의 창작 원칙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된다고 생각하는 내용이다.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면 특급 투수의 어려운 공을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이유와 같다랄까? 정확한 해석인지는 모르겠으나 전혀 틀린 말은 아닐거라 생각한다.


아직 미치너의 작품들을 만나지 못했기에 그의 작품들을 먼저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그가 추천한 책들을 만나보고자 한다. 그 이후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을 때 감회가 더욱 깊을 것이라 기대한다. 아직 햇병아리인 내가 대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미치너를 이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그처럼 대단한 작가가 되지는 못할 지라도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 못이룰 지라도 꿈을 꾸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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