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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ㅣ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카피책
"모든 글이 카피다"
블로그에 글을 쓴다. 카톡 프사에 짤막한 글을 바꾼다. SNS에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쓴다. 부모님께 편지를 쓴다. 기안을 작성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그냥 무심코 쓰는 글들이 생각보다 참 많다. 글을 잘 쓰고 싶다라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글을 많이 쓰고 살았다고는 생각치 못했다. 생활 속에서 내가 쓴 글들에 재치와 감동을 더할 수는 없을까? 카피라이터가 되려는 게 아니다. 내 글에 생기를 좀 불어 넣고 싶을 뿐이다. 지금 쓰는 이 글에도 마찬가지다.
카피를 쓰는 일을 30년간 해온 베테랑 정철의 책이다. 그만의 노하우를 꾹꾹 눌러 담은 책이다. 카피를 쓰는 노하우 35가지를 담았다.
그 중 마음에 와 닿는 몇 가지가 있다. 그 몇 가지는 꼭 기억하고 싶었다. 물론 내용이 카피와 관련된 글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짧은 글에 생기를 불어 넣는 것이라 생각하면 긴 글일지라도 큰 에너지를 담게 되는 셈이다. 카피는 꼭 짧막한 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짧은 제목과 함께 전하고자 하는 긴 메시지를 함께 적는다.
로미오와 성춘향의 결혼
낯선 조합이 이목을 끈다. 신선한 글은 낯선 조합인 경우가 많다. 8월의 크리스마스, 사람 특별시, 거북이 달린다... 모두 앞 뒤가 맞지 않다. 그래서 관심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조합을 좋아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가 만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일. 낯선 조합!
깍뚜기 썰듯 깍뚝깍뚝!
글은 짧아야 한다. 전체적인 길이가 아니라 한 문장의 길이가 짧아야 한다는 의미다. 나도 글을 쓰면서 느낀다. 나도 모르게 길고 긴 문장을 쓰고 있다. 길고 긴 문장의 호흡은 길어서 읽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항상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 짧은 글은 글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5학년 3반 혜진이에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 바로 이것이다. 쉽게 쓰기. 초등학생에게 말을 하듯 쓰는 것.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쓰는 것. 내가 하는 말을 상대가 알아듣기 편하고 쉽게 받아들이도록 쓰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쉽게 쓴다면 모두가 글을 읽을 때 이해가 편하고 쉽게 글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배려와 같다. 배려있는 글은 상대를 편하게 한다.
'소득 주도 성장' 이란 글보다 '지갑을 채워주는 성장'이 더 쉽고 이해도 빠르다. 눈길도 사로잡는다.
굿바이 옥편
글을 쉽게 쓰는 것과 비슷하다. 한자어를 최대한 쓰지 않는 글은 편하다. '당일'보다는 '오늘', '종료합니다' 보다는 '끝났습니다.', '입점하시면'보다는 '들어오시면'이 더 친근하고 편하다. 모두 한자어를 사용함에서 비롯된 불편함을 해소했다. 한자어를 쓴다고 유식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듣는 이는 불편하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많은 글을 쓰면서 살아 간다. 특으로 하는 대화, 메신저로 하는 대화, 인터넷에 쓰는 지금 이 글도 결국은 모두 글이다. 무심결에 작성하는 이 글들에 생명을 불어 넣는 방법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30년 베테랑 만큼은 아닐지라도 비슷한 흉내라도 내 볼 수 있는 노하우를 얻은 느낌이다.
대학교에서 한 학기 강의에 '카피'라는 강좌가 있다면 이 책을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카피에 대해 잘 정리된 카피책이다. 글솜씨가 부족해서 자심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