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할빈 하르빈 - 박영희 여행 에세이 도시산책 1
박영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얼빈 할빈 하르빈

 

"하얼빈으로 떠나는 역사 여행"

 



최근 몇 권의 여행 에세이를 만났다.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거야',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연애하듯 여행', '오늘은 태안', '19금 남미', '당신에게 섬',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등의 책들을 만나면서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웠다. 특히 작가와 함께 여행지를 다니는 듯한 느낌에 여행 에세이에 매료되었다. 보통은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에피소드, 현지 음식, 특별한 경험들을 책에 담고 있다.


'하얼빈 할빈 하르빈'은 이러한 기존의 여행 에세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여행 에세이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만나왔던 여행 에세이와는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 생소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지의 아름다움,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있음은 물론이고, 특별한 점은 역사가 함께 담겨 있기에 역사 여행 에세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하얼빈은 그 도시 자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며 우리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겨울이 아름다운 도시 하얼빈은 우리에게 매우 의미있는 도시이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세 발의 총알은 이토 히로부미에게 향했다. 하얼빈역 1번 플랫폼에 그 역사의 장소에는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바닥에는 삼각형과 사격형으로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한다. 역사 공부를 소홀히 했으며 관심이 부족한 나에게도 이 장소만큼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겨울에 가장 아름답다는 하얼빈은 겨울에만 100만여 명이 찾는다고 한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소는 단연 쑹화강이다. 겨울 축제로 한창인 쑹화강은 팽이를 치거나 썰매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쑹화강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겨울철 진풍경이다. 영하 24가 기본인 이 곳의 겨울은 한국에서 상상하기 힘든 매서운 겨울이지만 그렇다고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활기차다.


하얼빈에서 또 하나 나의 이목을 끈 장소는 731부대 기념관이다. 하얼빈 시가지를 벗어난 115번 버스는 시 경계를 벗어난 지점까지 가야 비로스 731부대 기념관으로 간다. 하얼빈에서 가장 우울한 곳, 생체실험, 세균실험, 사육장, 가스실, 위령패, 화장터 등 우울한 단어들이 함께 하는 장소이다.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본인들은 각종 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가슴 아픈 역사가 담겨있는 곳이다.


이 밖에도 책에는 하얼빈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방홍탑, 소피아 성당, 태양도 공원, 다오타이부, 차이자거우 등 우리에게는 낯선 곳이 많지만 나름의 매력을 담고 있는 하얼빈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곳들이다. 하얼빈으로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볼 책임에는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