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
책의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표지는 회색 빛, 가운데 초록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무슨 사연이길래,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책은 얇은 편이며 대부분의 영역을 그림이 자리하고 있다. 글은 많지 않으나 그 짧은 글들이 가진 의미는 결코 짧지 않다.
대부분의 책들은 밝고 긍정적인 면을 추구한다. 잘 살아가기 위한 노하우, 말 잘하는 법,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 관계 개선하는 점 등등 대부분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서술하고 그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 뻔한 내용이겠거니 지레짐작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책 '십팔'은 그러한 책들과는 다르게 조금 특별한 느낌이다. 밝은 면이 아닌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있다. 사용하는 용어들이 정제되지 않은 용어들이 나오기 때문에 세상 풍파를 다 겪은 성인들이 읽어야 하는 책으로 한정짓고 싶다. (외설적이진 않다.) 세상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담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닐 수 있다. 작가의 시각으로 편중된 시각이라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의 시각을 존중하고 접근한다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구나. 이런 의견을 가질 수도 있겠구나 라는 정도의 생각을 하면 될 것 같다.
처음엔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읽어나갈 수록 작가의 시각에 공감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사랑'의 정의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공감되었다. 내 목숨을 바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의견에 큰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잔혹동화가 생각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지내던 고전 전래 동화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내용이 자극적이고 기발하기까지 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재미있게 읽곤 했는데 신선함, 올바른 것을 비꼬는 신선함이 관심을 끄는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잔혹 동화와 닮아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답은 없다. 같은 주제를 두고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정답을 바라는 이 세상 사람들의 방정식과 같은 사고이다. 이러한 틀에 박힌 방정식에서 탈피하여 남들과는 좀 다른 특별한 방식의 사고를 원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 가격의 정가는 이만원이다. 조금 높게 책정하지 않았나 싶은데 출판사 대표인만큼 배짱있는 선택을 한게 아닌가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