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섀도우
마르크 파스토르 지음, 유혜경 옮김 / 니케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바르셀로나 섀도우


20세기 초, 바르셀로나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 살인마


침울한 분위기, 섬뜩한 표현들, 끔찍한 장면들, 음산하고 소름끼치는 장면들이 눈 앞에 그려진다. 이 소설은 사실에 기반한 소설이다. 사실에 기반하여 소설화 되어 그 끔찍함이 더해진다. 아이들을 살해하는 연쇄 살인마 엔리케타 마르티와 그녀를 잡기 위해 열의를 쏟는 형사 모이세스 코르보의 이야기이다.


소설 진행 방식은 굉장히 독특하다. 화자는 책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등장한다. 영혼과 이야기하고 단역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죽은 이의 영혼을 데려가며 이야기 안에서 혹은 뒤에서 방관한다. 이러한 전개 방식이 낯설기도 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익숙하지 않기에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으나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해둘 수 있을 것 같다.


묘사 방식이 소름끼친다. '청소년 독서 불가'라는 표시를 달아야 할 것만 같다. 성행위에 대한 묘사뿐만 아니라 엔리케타가 저지르는 행위들이 너무도 끔찍하기에 묘사하는 자체만으로 엄청난 수위를 자랑한다. 살점, 피, 부패, 썩은 시체 등 온갖 섬뜩하고 끔찍한 단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생생한 묘사를 하기 위해 이 세상의 모든 단어를 활용한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표현 방식이 이 책을 영국 타임스지 선정 2014 올해의 책, 스페인 범죄소설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책의 처음부터 엔리케타 마르티의 행적이 드러난다. 형사 모이세스 코르보와 그의 동료 후안이 사창가의 아이들이 사라지는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사창가의 아이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괴물때문에 혹은 흡혈귀 때문이라는 무성한 소문들이 가득하다. 아동 범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두 형사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형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엔리케타 마르티의 행적은 그들을 비웃듯 벌어지고 있다. 형사들을 끈질긴 노력으로 엔리케타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결국 그녀를 잡지만 씁쓸한 결말을 맞게 된다. 책의 끝부분이 정말 궁금했다. 안 읽을 수가 없었다. 결국 범인이 잡힐 것이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마지막 결말은 씁슬했다. 마지막 부분에 의해 아쉽고 여운이 남게 되는 듯 하다.


전체적인 내용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들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어느 하나 평범한 사람이 없다. 소매치기, 매춘부들, 빈민가의 모습, 묘지 도굴꾼, 화분에 성교하는 남자, 중독자들의 삶과 모습을 세세하게 유감없이 서술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하지 않다. 음침하고 어둡다. 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을 수가 없는 묘한 끌림이 있다. 그 묘한 끌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흡인력이 있다는 말로는 적절치가 않다.


강한 마력을 소유한 바르셀로나 섀도우는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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