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 #남미 #라틴아메리카 #직장때려친 #30대부부 #배낭여행
정다운 글, 박두산 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여행 에세이는 처음 접해 보았다. 이런 것으로 인해 내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점이 틀키는 듯하지만 그래서 나에게는 조금 색다른 느낌의 책이다. 남미의 예쁜 사진이 함께 수록된 편한 형태의 여행 에세이는 읽어 나가는데 불편함이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느낌이 가는대로 슬슬 읽혀진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책의 저자와 같은 상황이 된 것만 같은 착각이 빠진다. 현장의 사진까지 함께 있어서 그 느낌을 더 잘 느낄 수 있을뿐더러 더욱 그 곳에 가보고 싶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부부,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는다. 남미로 떠난다. 단순히 우발적인 행동은 아니다. 그들을 남미로 가기위해 오랜 시간 생각했고 그것을 실행한 것 뿐이다. 얼추 남편의 나이가 나와 비슷한 듯 하다.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예비 신부의 경력도 책의 저자와 비슷한 처지다. 나도 그들처럼 떠나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지속적으로 나를 유혹하고 있다. 책의 사진과 이야기들이 나를 유혹한다.


사람마다 여행 타입이 다르다. 자신만의 여행 타입이 있는 것처럼 저자도 그녀만의 여행 타입이 존재한다.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동물을 좋아한다. 특정한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고 바람따라 물따라 여행한다. 좋은 곳에 머무르며 유유자적하는 것을 즐긴다. 유명한 장소도 좋아하지만 골목골목 구석구석 살펴보기를 더 좋아한다. 여행 중 커피한잔의 여유를 느낀다. 맛있는 음식을 현지인을 통해 추천받고 그들의 언어를 공부한다. 신선놀음 타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의 여행 타입은 사실 나의 여행 타입과는 많이 다르다. 나는 매우 계획적이어서 계획이 없으면 불안하다. 많은 것을 보기 위해 혈안이 되어 돌아 다닌다. 여행 초보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그냥 이런 내 모습이 좋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의 여행 타입을 저자처럼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왜냐하면 책 속의 부부의 모습은 정말이지 행복해 보인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자신에게 약간의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에게는 꽃 선물로 보답한다. 터무니없이 돈을 요구하는 현지인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현지인들에게 행복감과 감사함을 느낀다. 사람이 중심이 된 여행이다.


또 한가지 사진을 찍을 때, 그들은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한다.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난 한국적 정서로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는 미덕을 보인다. 사실 당사자들은 별 신경 안쓸일텐데도 불구하고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는다. 처음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그들만의 방식이고 룰이기 때문에 그것을 지켜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여행지에서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의 이러한 친절함과 미덕을 보이는 행동이 결국 그들 자신뿐만이 아닌 한국이라는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남미에 대해서 잘 모르고 큰 관심이 없었다. 단순히 마추픽추가 좋다더라. 콜롬비아 커피 맛은 어떨까. 이 정도의 궁금함이 있었을 뿐 그 이상의 관심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남미에 대해 내가 잘 모르는 점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미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책이며 그곳으로 여행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 책이다. 남미만의 유유자적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고 골목골목의 사람 사는 냄새를 맡아 보고 싶고 물론 콜롬비아의 커피 맛도 보고 싶다.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별이 쏟아지는 저녁의 사막 하늘을 보는 것이 있다. 세상에 태어나 지구에 살지만 별이 쏟아지는 하늘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으며 죽기 전에 꼭 한 번 봐야하는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익히 들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버킷 리스트가 살짝 수정되었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서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선라이즈 투어를 통해 아름답게 쏟아지는 별과 떠오르는 태양을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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