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사람들처럼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찾은 행복의 열 가지 원리
말레네 뤼달 지음, 강현주 옮김 / 마일스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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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사람들처럼


이 책의 키워드는 행복이다. '덴마크 사람들처럼 행복하게'가 이 책의 원제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그저 돈이 많으면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대로 살면 행복하지 않을까? 이러한 막연한 추측이나 가늠을 해볼뿐이고 그 정확한 답을 내리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나또한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과연 몇 사람이나 행복하다는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덴마크 사람들은 통계 수치에서 알 수 있듯 행복한 사람들이다. 매년 구제 연합이 발표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2012년, 2013년 1위, 2012년 갤럽 세계 여론 조사, 2008년 유럽 사회 조사에서도 1위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유독 덴마크 사람들만 행복하다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나라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단 시간에 이룰 수는 없겠지만 점진적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신뢰

덴마크 사람들은 서로를 신뢰하는 정도가 매우 높다. 무인 물건 판매대, 별도의 통제가 없는 외투 보관대, 카페 외부에 방치된 유모차의 아이, 떨어진 지갑의 돈에 손대지 않는 사람들... 한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신뢰의 수준이다. 고차원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 서로를 믿고 의심이 없기에 불안감도 없다. 신뢰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를 믿고 맡길 수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할까. 이러한 신뢰를 쌓는 일은 부정 부패를 척결하는 정부의 노력과 같다. 부정 부패의 관료를 엄벌에 처하도록 통제함으로써 신뢰를 형성한다.


교육

아이들, 학생은 사회의 미래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의 우리 사회 또한 불행함은 명백하다. 한국의 아이들은 어떤가. 경쟁 속에 하루하루가 불행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 졸업 후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불안하다. 불안의 연속이다. 덴마크는 에프터스콜레, 호이스콜레 제도가 있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우며, 공부가 아닌 다른 방식의 직업을 갖도록 도움도 준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에프터스콜레에서 1년 동안 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길을 찾는다. 덴마크의 방식은 엘리트 양성에 취약하다. 일부 학생을 위해 전체를 희생하는 방식에 의문을 품는다. 이러한 방식의 교육은 약 95프로에 해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한 것이다. 덴마크 교육은 물질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행복을 쫓도록 돕는다. 다른 나라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성교육에도 적극적으로 교육 한다.


낮은 기대

불행은 어디에서 올까? 기대와 높은 기준에서 불행은 다가온다. 기대치가 낮고 기준이 낮으면 행복은 더 쉽게 다가온다. 최고가 되거나 다른 사람을 이기거나 앞지르려고 하지 않는 덴마크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그들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든다. 한국이라는 사회는 어떤가? 경쟁사회다.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음식에 행복을 느끼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더 앞서가고 싶어하고, 더 좋은 것을 얻고자 노력한다. 불행의 시작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의 직장, 다른 사람의 용돈, 다른 사람의 월급, 다른 사람의 결혼...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기본적인 사고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한국의 불행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 성장은 가져 올 수 있지만 의식의 성장은 가져오지 못 한다. 이제는 의식의 성장이 필요한 시기이다. '적당히', '나쁘지 않아', '충분히 좋아', '잘 될거야', 이것으로 괜찮아'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자. 덴마크 사람들처럼...


"네가 잘 지내야 나도 잘 지낼 수 있다."

세계에서 세금 부과율이 가장 높은 48.1퍼센트의 덴마크, OECD 국가 평균은 34퍼센트이다. 대부분의 덴마크 사람들은 세금 부과율이 적당하다고 여긴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세금 부과율이라면 어떨까? 아마도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시청에서 관리하는 무료 전시회에 참석하며 즐거움을 말하는 사람이 세금이 부당하다고 말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어떤가? 사실 내가 받는 혜택과 세금의 연결고리를 찾는 게 중요한게 아니다. 나의 세금이 다른 누군가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공동체 의식에서 우리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정말 선진국형 사고 방식이다. 우리 나라에선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가정과 일의 균형

한국 사회는 일 중심 사회이다. 밥먹듯 야근을 해야하며 주말 출근을 피할 수 없다. 장기 해외 여행은 일을 그만두고 가야하는 것이며 꿈과 같은 이야기이다.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지만 결국 가정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은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사회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외국계이다. 덴마크 뿐 아니라 다른 외국도 가정과 일의 균형에 있어 가정 중심인 선진국이 많다. 자신의 아이가 아파서 오늘은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야 한다고 하고, 아내를 대신해 오늘은 집에서 있어야 한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정말로 이러한 정상적인 사회가 되길 바란다. 가화만사성을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을 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서로 이겨야 하는 경쟁 구도가 없어져야 한다.


초연한 태도

얼마 전 SBS에서 방영 중인 '정글의 법칙'에서의 일화이다. 김병만과 출연자들이 당일 먹을 음식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나선다. 민물 장어를 잡는 부분이었는데 힘겨운 사투 끝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장어를 잡았다. 나중을 위해 더 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병만은 그러지 않았다. 이미 먹기에 충분한 양의 사냥을 마쳤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의 뿌리 역시 한국인이다. 경쟁 사회에서 자랐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남을 의식하고 앞서 가고자 노력하며, 돈이 많았으면 한다.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의 모습은 나에게 많은 점들을 일깨워 주었다. 정글 사회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욕심은 정글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를 돕고 약자를 보호해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다.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초연의 정글로 돌아가 초심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과연...

한국이 덴마크 사람들처럼 되기에는 상당히 힘들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 체계부터 바꿔야 하는데 이미 형성되어 있어 바꾸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10년도 부족하다. 나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생활 습관을 자주 접한다. 그들은 퇴직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일자리를 구하는게 한국 사회만큼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정을 중시하는 사고 방식이 제대로 박혀 있다.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간다. 내 눈에는 그저 부럽고 행복해 보이며 자괴감까지 든다.

한 마디로 어렵다. 한국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건 사실상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서 노력은 하고 있다. 빈곤층을 위한 정책을 펴고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많은 정책을 펼친다. 빈인빈 부익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에 적용한다. 사회적 보장 제도를 늘려가고 있다. 무상 급식 제도며 고등학교까지 무상 교육 등등 많은 제도들을 도입하면서 서민들이 중산층이 되도록 노력하고 애쓴다. 쉽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노력하고 있다. 바뀌는 데 오래 걸릴 것이다.


나라가 잘 되길 희망하는 애국자로써 대한민국이 덴마크 사람들처럼 행복지수가 1위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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