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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 <땡큐 대디> 원작 팀 호이트 부자의 아름다운 동행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김정한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아버지입니다
<땡큐, 대디> 원작 팀 호이트 부자의 아름다운 동행
이 세상 어디에 이런 아버지가 있을까? 책을 읽기 전 나의 생각에 저자는 단순히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난 후 단순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다. 대단한 것을 넘어선 경지에 다다른 모습이다. 장애우를 가진 아버지로 아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헌신 이상의 온전한 사랑의 결정체라 말하고 싶다.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 냉정히 생각해 봤지만 답은 아니다. 쉽지 않고 불가능에 가깝다. 많은 장애우들이 태어나면 시설에 보내져 감옥보다 못한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생각은 우리와 같지만 몸이 성치 않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지내는 것과 다름없는 죽는 삶을 산다. 이러한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면 릭도 그랬을 것이다. 대단한 릭이 나오기까지 대단한 아버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형은 걸핏하면 웃어요.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그 어떤 고통이나 슬픔, 어려움을 겪어도 늘 웃어야겠다고 작정한 사람 같아요."
릭의 동생 롭의 말이다. 장애우라고 하면 언제나 의기소침하고 우울할 것만 같지만 릭은 그렇지 않다. 항상 밝고 웃음이 넘치며 활기차다. 가족이 그렇게 느낀다는 것은 정말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이 긍정의 씨앗이 지금의 그들을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릭의 웃음을 통해 아버지 딕은 희망을 발견했을 것이고, 끊임없이 노력했을 것이다.
"아빠, 달리기 대회에 나가고 싶어요."
릭이 아버지 딕에게 하고 싶은 것을 말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의지와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한 마디가 두 부자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킨 계기가 된다. 딕은 아들에게 뭐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돈이나 환경적인 요인은 중요치 않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면 도전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딕은 릭이 있기에 가능했다. 평범한 가정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달리기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한다면 그 때 아버지들의 모습은 어떨까? 회피하고 모른체하고 넘어가려 하는 아버지가 대다수일 것이다. 릭도 대단하지만 아버지 딕의 대단함은 말로 이루어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Yes, You Can"
릭의 컴퓨터인 "희망의 기계"에 적혀있는 두 부자의 슬로건이다. 그저 할 수 있다는 자세다. 릭은 몸음 자유롭게 가눌 수 없어 큰 위험이 간혹 노출된다. 얼굴이 바닥으로 떨어져 두개의 앞니가 나가도 괜찮다라는 말로 위로를 하며, 주변인들이 놀라지 않도록 유머로 넘긴다. 맞아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 릭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내 생각에 이 말은 사실 릭의 주변 사람들에게 릭이 전하고자 하는 말이다. 아버지도 이러한 문구를 보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긍정의 메세지를 받아 생활한다.
아버지 딕이 릭을 처음 만났을 때, 아버지와 아들이 처음 달렸을 때, 보스톤 마라톤 정식 참가하게 되었을 때
이러한 세 가지 상황이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두 부자의 이야기 중 가장 핵심이 되며, 감동적인 순간이다. 아버지 딕이 아들 릭을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을 때는 책을 읽는 내 억장이 무너졌다. 내 아들이 그렇다는 말을 들었을 때 과연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온전히 사랑으로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아버지와 아들이 처음 달리는 순간은 정말 고통의 연속이었다. 준비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8킬로를 완주한 아버지의 몸은 고통의 최고치였을 것이다. 나 혼자 10킬로 마라톤을 달려본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건데 정말 대단한 아버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보스톤 마라톤 정식 참가의 순간은 아버지 노력의 결정체이다. 될 때까지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만일 릭이 없었다면 저는 140킬로그램이나 되는 육중한 몸을 이끌고 지금쯤 어딘가의 술집을 어슬렁대고 있었을 겁니다."
첫 철인3종경기 참가의 시상식 무대에서 딕이 한 말이다.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이들 부자와 비교해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가? 지금 내 모습이 술집을 어슬렁대는 모습이지는 않은가? 릭은 서른 한살의 나이로 1993년 대학생활 9년만에 특수 교육분야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다. 나의 서른한살과 그의 서른한살이 과연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뤄나갔다. 내가 과연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귀감이 되고 반성이 되는 순간이다.
아버지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컸다. 희망의 기계, 달리기용 휠체어, 고무보트 후원자, 철인3종 경기 제안자 데이브, 그 밖의 이웃의 도움 등 많은 도움의 손길로 인해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맺게 되었으며, 그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은 1970~80년대이다. 31살인 내가 태어나지도 않은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도 장애우에 대한 편견과 좋지 않은 시각이 많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심했을 것이다. 현실의 따가운 시선을 뿌리치고 소신을 가지고 나아가는 아버지의 노력이 어느정도였을지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우리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실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