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후유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사계 후유코

 

"나는 보통사람보다 연약한 면이 있어.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하지만 발로 걸음 걸음 나아가기로 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갈 거야. 살아가는 일에 능숙하고 사랑받는 일에 능숙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마음이 편할 텐데."

 

사계 후유코는 자매 막내로 울증을 극복하고 세상 앞에 나오는 고미네 후유코의 이야기이다. 초반 내용을 통해 보면 후유코가 과연 울증을 겪었던 사람인지 의심이 들정도로 밝고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말할줄 아는 착하고 투명한 여자로 그려진다. 스스로 연약하다고 말하고, 겉으로는 연약하고 어중간한 느낌이 드는 같지만 내가 느끼는 후유코의 진실된 모습은 생명력 강한 이끼와 같이 강한 모습으로 느껴진다. 과거의 힘들었던 시절을 발판삼아 지금은 강한 여인으로 거듭난 느낌이다.

 

모든 여자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사람의 미묘한 감정을 캐치해내는 능력이 있다. 자신만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여자이다. 그녀는 자신감있게 라디오의 게스트로 출연하여 독특하면서도 공감되는 좋은 시를 소개하며, 자동차를 좋아하고,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여인이다. 거친 자동차 운전을 즐기며 자신의 생각 표현이 비교적 시원시원하다. 새로운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다.

 

"상처 입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고. 인간은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아무리 엉망진 창의 나락에 떨어져도, 살아 있기만 하면 그걸로 좋은 거래." 언니 카키코가 후유코에서 말이다. 나약한 나에게 하는 조언으로 느껴진 구절이다.

 

가와모토와의 온천 여행에서 후유코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남자인 내가 온전히 후유코의 감정에 이입해 마치 내가 사람인 느끼고 감정을 공유할 있다는 점이 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남자인 내가 어찌 여자가 되어볼 있으랴. 여자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아니니 오해하면 안된다. 단순히 사람의 생각이 어떨가 어떤 생각일까 그냥 궁금한 것을 뿐이다. 섬세한 감정을 느끼고 나의 마음에 느낌이 전해진다는 하나만으로도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게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되는데, 후유코는 언니 나츠코와 자매이면서도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계속 비교가 되고 있다. 사계 나츠코를 포함한 다른 사계 시리즈를 함께 읽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유코는 아직 젊어. 그래서 망설임도 그만큼 많을 거야. 하지만 이십 대에는 뭔가 망설여지는 일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저지르는 쪽을 선택하도록 . 할까 말까 망설여지면서 좀체 결정을 내리지 못할 , 그런 때는 반드시 하는 쪽으로 도전해보란 말이야. 그러다 보면 이윽고 뭔가 망설여질 때는 포기하는 쪽을 선택하라고 충고할 시기가 오게 거야."

 

권의 자기 계발서보다 어쩌면 권의 소설 속의 이러한 구절이 의미있을 있지 않을까? 이러한 구절이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고 생각을 바꾼다면, 한구절일지라도 가치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오해할까봐 적지만 물론 자기 계발서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자기 계발서를 사랑하는 사람 하는 사람 한명이다.) 이렇듯 구절이 마음을 흔든다. 당연한 말이고 그냥 단순한 구절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적어두고 잊고 싶지 않을만큼 여운을 남기는 말이다. 망설일 고민하지 말고 그냥 도전해 보는 ! 그런데 이윽고 뭔가 망설여질 때는 포기하는 쪽을 선택하라고 충고할 시기가 온다는데 시기는 과연 언제일까? 내가 스스로 있을까?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조금 다른 부분에 주목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후유코에 집중되어 있지만 나는 후유코의 주변인들에게 관심이 생긴다. 내가 남자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주변이 많은 남자 사람들이 후유코에게 관심을 가진다. 사랑의 감정부터 연민의 감정까지 종류는 다양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관심이다. 후유코는 나름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주변 남자들은 무언가를 바라고서 베푸는 것일까 아니면 그녀의 솔직함에 반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일본이라는 문화 때문에 그렇게 보여지는 것일까. 결국 후유코는 이러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운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후유코는 시작 점에 있다. 사랑, , 언니들, 주변 사람들 모두 관계를 포함한 모든 것이 시작점이다. 스스로를 특이하다고 말하고 특이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후유코의 모습은 어쩌면 가장 평범한 우리와 정말 닮아있는 모습이다. 내성적인 사람임과 동시에 시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은 낯설고 두려움의 대상이다. 내성적인 성격이 강한 예전 울증에 고달픈 시기가 있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힘이 차츰 생겨나는 것과 같이 후유코는 성장해 가고 있다. 그녀가 용기를 갖고 밝고 힘차게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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