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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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씨아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책




"감독이 직접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북"

2026년 6월 영화 개봉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편이 넘는 작품 중 <어느 가족(2018)>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인상 깊게 봤다. 감독이 직접 연출,각본,편집에 참여했다고 한다. 대부분 그의 작품들은 가족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소외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담담한 일상을 담아내는 듯한 연출이 느리고 답답한 느낌도 들기도 하다. 빠르고 자극적인 현대의 상업영화 작품들과 극명히 비교된다. 감독 특유의 연출을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우리의 마음에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들어 영화를 보고 난 후 긴 여운이 남았다.

<상자 속의 양> 역시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영화 연출을 했다고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이라면 각본집에도 관심을 가질 듯 하다. 책에는 <상자 속의 양>의 그림 콘티 및 뒷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 팬층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드론 배달이 일상화된 세상 머지 않은 미래가 소설의 배경이다. 오토네(건축가, 아내)와 켄스케(건축 회사 사장, 남편) 부부의 아들 카케루는 7세 때 건널목 사고로 죽었다. RE Birth Ltd 에서 사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을 대상으로 최신형 휴머 노이드를 무상 렌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토네는 켄스케를 설득해 회사에 방문했다. 그렇게 휴머노이드 로봇 카케루를 만난다. 7세 모습 그대로 겉모습이 그 당시의 카케루와 동일하다.

카케루 :「보이지 않는데 말이야, 안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았을까?」

켄스케 :「양이 울었겠지, 메에 메에 하고」

침대 곁에 않은 켄스케가 말했다.

카케루 :「울지 않았어」

오토네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여기 봐, 여우가 그렇게 말하잖아」

켄스케 : 「집 지을 때도 똑같아. 정말 중요한 건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이지.」

생각하는 카케루.

p45

오토네는 카케루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 들이는 듯 하다. 다만 켄스케는 카케루가 못 마땅하다. 그저 기계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카케루와 거리를 둔다. 그러나 아들의 모습과 같은 모습에 조금씩 켄스케를 따르는 카케루의 모습에 조금씩 켄스케의 마음이 열린다.

책의 제목으로도 사용된 <상자 속의 양>은 어린 왕자에서 나왔던 것이다. 오토네가 카케루에게 어린 왕자 책을 읽어 주면서 나누는 대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라는 대목이 조심스레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오토네 :「(작은 목소리) 카케루 말이야, 그냥 기계가 아닌 것 같아. 여기 뭔가가...」

켄스케 :「영혼이니 뭐니 말 꺼내지도 마. 그리고 지금 속삭일 필요 있어?」

오토네 :「'나무에는 영혼이 있다'라고 항상 말하는 사람이..」

p46

카케루는 밤이 되어 충전하러 가고, 두 사람은 카케루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기계라지만 마치 영혼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카케루의 모습에서 정말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말 중요한 것과 영혼이라는 단어가 서로 연결되는 듯한 부분이다.




오토네 :「카케루?」

카케루 :「걱정하지 마.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으니까. 그러니까... 계약은 종료하는 거로 해요.」

오토네, 그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리얼하게 재현된 카케루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카케루의 존재(부재, 죽음)가, 어둠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의해 오토네의 마음속에 상기되고, 카케루의 죽음을 비로소 받아들인다. 오토네는 어둠을 향해 속삭인다.

오토네 :「고마웠어. 이제는... 가도 돼.」

p131

자식을 잃은 마음을 어찌 내가 헤아릴 수 있을까. 휴머노이드 서비스에 대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주기 위한 대용품이라는 생각에 가까웠다.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의 생각이 달라졌다. 휴머노이드 서비스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슬픔에 묻혀 사는 이들의 이별을 돕기 위한 서비스였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로 하루하루가 놀라움을 느낀다. 불가능해 보였던 AI의 미래가 조금씩 달라짐을 느끼는 현실이다. 미래의 모습이 감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AI 기술력이 높아졌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정말 가능할 듯 하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휴머노이드가 이제는 새롭지 않은 곧 다가올 현실처럼 느껴질 정도다. AI 시대에 감독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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