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라이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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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스커레이드 라이프

문학상 후보의 가면을 쓴 살인자를 찾아라






히가시노 게이고 책의 누적 판매량이 550만부라니 참 놀랍다. 한국에 약 80권 정도 (중복 제외) 그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내 방 책장에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 몇 권이나 있는지 확인해봤다. 22권이 있다. (책장에 모셔두고 아직 다 읽지 못했다...) 그런데 참 아쉽게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없어서 <매스커레이드 라이프>가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중에서 첫만남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는 (1)가가 형사, (2) 갈릴레오, (3) 매스커레이드가 대표적이다.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5편인데 매스커레이드 이브매스커레이드 호텔매스커레이드 나이트매스커레이드 게임 그리고 이번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로 이어진다. 별개의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순서없이 봐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가능하다면 순서대로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주인 공의 닛타가 전편까지는 형사였고 호텔에서의 사건을 파헤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매스커레이드 라이프>에서는 호텔의 보안 과장으로 신분이 바뀐 상태로 등장하기 때문에 형사였을 때의 모습과 보안 과장으로의 모습이 대비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그가 도키와 겐타로라는 이름으로 밤을 보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네, 속으로 매스커레이드의 결말을 곱씹으면서요."

"매스커레이드?"

"가면으로 지켜온 인생 말입니다.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 호텔리어는 그 가면을 존중하고 절대로 벗기려 해서는 안 된다. 호텔리어의 철칙이죠. 하지만 그는 반대로 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은 가면을 벗을 결심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p207

매스커레이드는 '가장 무도회', '가식'이란 뜻이다.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마치 가면을 쓰고 단편적으로 꾸며진 모습만을 비추는 호텔 투숙객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매스커레이드 라이프>에서 역시 다양한 등장 인물들이 나오고 각자 자신의 실제 마음은 숨긴채 각자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호텔을 방문했다.


숨겨진 가면 아래의 실체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것이 추리 소설의 가장 큰 재미일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의 이면과 각자의 목적이 서서히 드러난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가. 그 목적을 위해 또 다른 가면을 쓰고 타인 앞에 서고 있는가.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은 어떤 이유로 각자의 가면을 쓰게 되었는가.





<매스커레이드 라이프>에 큰 맥락으로는 두 사건이 등장한다.


첫째, 미스터리 문학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 '아오키 하루마', 그런데 그 신인상 후보가 살인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한 여인의 시신이 발견되고 과거 연인이었던 사실이 드러났지만 종적을 감추고 은든 생활을 하던 아오키가 문학상에 자신의 작품을 제출한 것이다. 닛타 코스케는 전 형사이자 이 호텔의 보안 과정으로 수사에 적극 협력한다. 호텔의 안전과 더불어 용의자의 신변을 보호하는 일 모두 잘 해내야 하는 닛타는 과거 인맥을 통해 조금씩 사건에 대해 알아간다.


둘째, 닛타 고스케는 30년 전 사건 '오이즈미 카쿠엔 가족 살인 사건' 이후로 살아가는 이들의 현재 모습과 그들의 가면을 조우한다. 고스케가 중학교 시절에 아버지가 담당했던 사건이었다. 어머니를 살해한 한 남자가 손자까지 살해하고, 딸까지 살해하려 하여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사건이다. 어떤 가면을 쓰고 호텔에 왔으며 그 가면 속 숨겨진 진심을 보게 되는 순간은 다양한 감정을 깃들게 한다.




'남은 목숨'이라.

아오키의 작품이 시한부물이라는 말을 듣고 고스케는 노세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미야하라 아코가 휴직하기 전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를 찾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아오키가 그런 소설을 쓴 것과 그 일 사이에는 뭔가 관계가 있을까.

무사히 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고스케는 생각했다. 그 황당 무계한 스토리가 어떻게 막을 내릴지 꼭 확인하고 싶었다.

p122

여담이지만 아오키의 작품 '남은 목숨'의 시놉시스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자친구는 살인을 통해 살아감의 희열을 느끼고, 이를 남자친구가 도우며 5개의 트릭이 등장한다고 한다. 옮긴이 김은모님도 언급했는데, 나중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내용을 쓰기 위해 여기에 언급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중에 '남은 목숨'이 출판된다면 매우 반가울 듯 싶다.


미스터리 작품상을 살인 용의자가 수상하게 된다면 이슈가 되어 판매량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출판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남은 목숨' 작품이 아주 훌륭한 작품임에 동의하면서도 사건에 연루될 수 없기에 평론가는 이 작품에 불합격을 주어야만 한다. 미스터리 작품상에 대한 풍자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닛타 씨, 저기."

"이걸 보세요." 닛타가 단말기 화면 속 '미야하라 도모하'라는 이름을 검지로 가리켰다.

"이분이 왜요?"

닛타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사람은 아즈사 경검이 수사 중인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입니다."

p134

참 흥분되는 구절이고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다.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이 호텔에 체크인을 했고 이를 알아본 호텔리어. 어떤 사건이 벌어지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흥미로운 전개를 던지는 장치가 추리 소설에서 사실 매우 흔하긴 하지만 그 흔하디 흔한 장치가 언제나 우리는 반갑다. 이런 작은 흥미를 던지면서 우리가 책을 계속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의 또 하나의 장점을 꼽는다면 단연코 가독성이다. 그냥 잘 읽힌다. 술술 읽어 나갈 수 있기에 책을 펼치기에 큰 부담이 없고 계속 읽을 수 있는 힘을 준다. 대중적인 소설의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셈이다. 나는 히가시고 게이고 소설이 이 2가지 요소를 담았기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촘촘하게 구성된 사건과 추리 과정은 기본 탑재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언제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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