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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 모티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카프카가 같은 시기 프라하에서 발코니에 버려진 아이의 트라우마를 평생 반복해서 썼다면, 빈의 실레는 거울 앞에서 자기 몸을 평생 반복해서 그렸습니다. 둘 다 자기 자신을 통해 한 시대의 무의식을 끄집어냈습니다. 20세기 문학과 예술을 대표하는 실존주의와 표현주의가 기차로 불과 서너 시간 거리에서 동시에 폭발한 것입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를 다룬 사실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고 고전문학을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익히 알고 있고 읽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리고 이 사실 하나만으로 이 책을 펼쳤고,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의 연결 고리들로 인해 그 두 사람을 왜 만나지 않은 쌍둥이라 표현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에곤 실레의 유화 및 드로잉 37점과, 그의 시와 편지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더불어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및 산문 <변신>,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법 앞에서>, <관찰>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책 한 권을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
참 여운이 많이 남았다. 어둡고 침울한 느낌이 드는 그들의 삶이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연민, 측은의 마음으로 시작되었다가 일부는 공감의 감정으로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 그들의 천재성과 비범함에 대한 존경과 찬사로 맺음을 가졌다. 조금 더 많은 작품들을 남겨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카프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했고, <해변의 카프카>를 썼으며, 2013년에는 <변신>을 뒤집은 단편 <사랑에 빠진 잠자>를 발표했습니다. 2026년 무라카미 하루키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했습니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영문판으로 출간된 직후인 2016년 2월 뉴욕 타임스는 이렇게 평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카프카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변신> 이상으로, 카프카의 일기와 <단식 광대>가 이 텍스트에 깃들어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어본 적이 있다. 어느 날 아침, 자신이 벌레가 되어 있던 남자와 가족의 이야기다. 1912년의 작품이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 회자되며 읽힌다는 사실을 카프카는 이 소설을 쓰면서 알았을까. 왜 그런 소설이 카프카의 손에서 탄생이 되었는지 카프카의 삶을 전해 들으니 더욱 소설이 뜻깊게 다가온다. 권위있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섬세한 카프카는 위축된 삶을 살았고 세 번의 약혼은 모두 파혼을 맞았다.
프란츠 카프카는 현재에도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미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언급했고 카프카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펼쳐낸 정도니 그 애정이 단순한 수준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또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첫 단편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백년의 고독>은 <변신>으로 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말한다. 또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역시 영향을 받았다.

1970~80년대 일본 만화의 황금기를 열었던 작품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케다 리요코의 <베르사유의 장미>(1972),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1982), 그리고 아마노 요시타카가 그린 비디오 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콘셉트 아트. '아마노 요시타카 클림트'를 검색해 보십시오. 가늘고 날카로운 선. 비현실적으로 길쭉한 8등신 체형.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장식. 슬픔과 광기가 서린 찢어진 눈매.
1910년대 에곤 실레는 자신의 자화상을 그렸다. 뒤틀린 몸으로 표현된 그의 그림이었다. 에곤 실레의 아버지는 매독에 걸렸다. 그 영향으로 어린 누이는 사망했다. 아버지는 정신착란 증세까지 나타나 가족의 전 재산을 모두 불에 태우고 2년 후 사망한다. 자신의 미술을 클림프는 알아봤으나 여인들의 나체를 그린 에곤 실레는 경찰에ㅔ 체포되었다. 외설물을 그린다는 이유였고 외설적 그림을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유죄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아내는 스페인 독감으로 세상을 떠났고, 실레 역시 만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에곤 실레의 그림들은 일본 에니메이션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초호기가 불안한 실레의 자화상을 떠오르게 한다는 점이 우연이 아니었다. 빈(Vienna) 표현주의 유전자가 일본에 영향을 주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