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들리 블라호스는 호스피스 간호사 9년차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응급실 간호사로 근무를 하던 과거에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치료하고 살리는데 온 신경을 썼다면, 호스피스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환자들의 평안을 주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되었다.
그녀는 호스피스 간호사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며, 환자가 편안하게 돕는 것이 중요한 임무임을 깨닫는다. 환자들은 치료를 중단하고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을 준비한다.
정말일까? 사실 아직도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나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의심이 많다. 죽음 이후의 세계 즉, 사후세계에 대해 믿지 않는 나로서는 저자의 호스피스 환자들을 만나며 경험했던 일들이 그저 그들이 죽기 전 헛것을 보는 일종의 착란증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도 역시 나처럼 처음에는 그러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죽은 언니가 보인다는 글렌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우리의 신념을 흔든다. 착란증상에 대해 좀처럼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다. 피부암, 암세포의 위장 전이 등은 착란증상과 전혀 관련이 없다. 또한 할머니의 의식이 명료하고 스스로 호스피스를 선택한 경우다. 어맨다의 말로는 누구나 그렇다고 하니 호스피스의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증언들이 거짓일리 만무하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존재할지도?' 라는 생각으로 살짝 마음이 기둔다. 그러다 책을 다 읽을 때 즈음해서는 '존재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생겨난다. 머리로는 아니라 하지만 마음으로는 간절해지는 스스로 납득이 안되는 지경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