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



언젠가 니나가 남편이 자신을 떠날 것 같다고 말한 적 있어요. 제이크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고요. 사실 당시만 해도 저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누구나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힘든 시기를 겪으니까요. 저는 니나에게 괜한 걱정이라고 말했어요.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부부 상담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도 했고요.

p276






오랜만에 읽는 장편소설

미스터리 스릴러는 못 참지


개인적으로 긴 호흡의 소설을 읽은지 오래다. 책보다 스마트폰에서 시시콜콜한 유머를 보느라 혹은 인스타의 사진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느라 책을 멀리했다. 특히 소설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습관이란 참 무섭다. 잠시 미뤄두었던 책을 다시 읽으려 펼쳤으나 이내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 진득허니 오랜 시간 호흡을 이어가야 하는 장편소설 한 권을 읽기까지 상당한 집중력과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소설 한 권을 읽는 다는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런 부담감을 안고 이 책을 읽었던터라 한 권을 완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회사 업무가 바쁘게 흘러갔다는 핑계도 있지만 좀처럼 집중하지 못한 내 자신의 문제가 가장 컸으리라. 책 읽을 땐 스마트폰을 멀리 해야겠다. 하지만 소설은 이내 나를 붙잡고 이끌었다. 한 챕터가 끝날 때 마다 그 뒤가 궁금해 도저히 더 읽지 않으면 안되게 했다. 잠에 들기 30분 전에 책을 펼쳐 30분만 읽어야지 다짐했건만 나도 모르게 1시간이 훌쩍 넘게 책을 읽고 있었다.




작가 "메리 쿠비카"

미국 소설가,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작가

책을 선택할 때 재미있어 보인다거나 단순한 호기심에 고르는 경우도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가다. 내가 한 번 읽었던 소설의 작가 혹은 관심있는 작가의 책이라면 큰 고민없이 책을 선택한다.

"메리 쿠비카"의 소설은 이미 <사라진 여자들>과 <디 아더 미세스>를 읽었던 터라 구미가 당겼다. 이 작가의 소설은 상황에 몰입을 돕는 세세한 감정 표현이 참 일품이다.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이런 심리이겠다는 공감을 기본 베이스로 하고 미묘한 심리를 절묘하게 드라이빙하는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 대화 중 상대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캐치하는 것처럼 한 사람의 생각과 사고의 흐름은 이런 미세한 변화를 풍족하게 담고 있으며 충분히 이해될 수 있도록 서술한다.

물론 너무나도 세세하고 깊은 감정과 상황 표현때문에 소설의 호흡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 장면으로 빨리 넘어가길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약간의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오롯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소설 속의 등장인물과 하나가 될 수가 없고,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게 될 수가 있다. 독자는 이 세세함을 온전히 장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긴장과 두려움의 심리 표현이 책을 읽는 나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스릴러의 여왕'이 선사하는 그 손이 땀을 쥐는 스릴을 느껴볼 수 있다.




5분 전으로, 아무것도 몰라 행복했던 그때로, 아내가 내게 진실을 말했을 거라고 믿었던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랐다.

p410


뒤통수를 맞았지만 기분 좋은 배신(?)

반전은 언제나 즐거워


소설의 약 50페이지까진 등장인물의 소개와 더불어 소설의 배경을 다루고 있다. 어느 소설이나 이 초반에 처음 만나는 등장인물들이나 소설 속 세상과 내가 싱크를 맞추기 위해 걸리는 과정은 피할 수 없다. 특히나 아직까지도 외국 이름이 등장하면 서로의 관계에 대해 혼동이 오고 누구였는지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나는 등장 인물과 그 관계를 간단하게 그려 보고 소설을 읽는 중간에 참고하면서 소설을 읽어 나간다.



이 소설의 진가는 후반부에 등장한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담고 있는터라 나도 모르는 감탄사를 뱉어낸다. 항상 소설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모든 등장인물들을 의심하게 된다. 이 사람이 범인인가? 아니면 이 사람이? 이 사람이 왜? 이런 끊임없는 의심과 내적 질문을 통해 범인을 추리하는 그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확률적으로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범인으로 드러날 때 뒤통수를 맞은 것만 같은 느낌이지만 이상하게도 기분 좋은 배신이다. 또한 의심을 했으나 당위성을 찾지 못해 배제되었던 인물이 범인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후반부의 휘몰아치는 반전의 연속은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니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된다.

<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짧은 줄거리

Just The Nicest Couple

임신한 릴리, 아내 바라기 남편 크리스티안, 크리스티안은 여러 차례 유산한 아내 릴리가 이번에도 유산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런 릴리에게 사건이 벌어진다. 제이크가 릴리를 겁탈하려 시도를 했고, 릴리는 이를 저항하다 돌로 제이크의 머리를 내려치고 도망쳤다. 그런데 며칠 째 제이크는 나타나지 않는다. 제이크의 아내 '니나'는 제이크와 부부싸움을 했고, 그 다음날 제이크는 사라졌고 며칠 째 나타나지 않는다. 의사인 제이크가 병원에 출근도 하지 않았다. 제이크가 사라졌다고 실종신고를 했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다. 제이크는 살아있을까?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거야

설령 사람을 죽여야 할지라도

후면 표지

소설을 읽기 전에는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리송하다. 등장인물의 중심 축인 세 사람, 크리스티안과 릴리 그리고 니나의 시각으로 소설이 진행된다. 크리스티안이 임신한 아내 릴리를 위해 무슨 일을 벌일 것만 같은 의미심장한 말이다. 니나가 정말 살인을 저지를 것일까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아이와 니나를 생각해 상황을 마무리지으려 노력한다.

니나가 제이크의 실종과 연관이 있음을 아는 크리스티안, 그리고 남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니나... 제이크의 생존 여부와 진실은 무엇인지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절대 멈출 수가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