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수박이에요 봄소풍 보물찾기 3
로랑 리블레그 지음,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이세진 옮김 / 봄소풍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동생은 수박이에요





사실 이 책은 초등학교 1학년 딸을 위해 선택한 책이다. 그런데 글자가 조금 있는 편이라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는 아직 부담스러울 것 같은 분량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적합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약 70페이지로 구성되어 어른에게는 짧은 단편의 분량이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량이다.

그래서 내가 펼쳐 읽어봤는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나중에 아이가 조금 커서 이 책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이 수박이라면 잘 지켜줄 수 있겠니? 동생이 수박으로 변하면 어떻게 할까? 재미난 상상을 하면서 어떤 상황을 오해한 것인지 왜 수박을 동생이라 생각한건지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바로 냉장고를 열어 봤어요. 안에는 커다란 수박 한 덩어리가 있었어요. 그 순간, 나는 알았어요. 코코는 떠난 게 아니에요. 내 동생은 커다른 수박이고 엄마 아빠는 그게 창피해서 낳자마자 냉장고에 숨겨 놓았던 거예요.p27

냉장고에서 발견한 수박이 자신의 동생이라 믿었던 8살 쥘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 뱃속의 동생을 기다리던 쥘이었다. 엄마는 병원에 다녀와서 불러있던 배가 들어갔지만 동생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부모님이다. 그런데 냉장고에 못보던 커다란 수박이 있는게 아닌다. 그래서 쥘은 그 수박이 동생이라 믿는다.

수박이 자신의 동생이라 믿는 쥘은 어떠한 편견도 없다. 냉장고에서 꺼내 먹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수박을 잘 숨겨둔다. 친구들에게 동생을 소개해준다며 수박을 보여준다. 수박에 눈코입을 그려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친구들의 놀란 표정이 눈에 선하다. 무심코 펼쳐 읽는 이 책은 나를 동심으로 데려다 주었다.





죽음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알아야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 수 있다고 했어요. 삶에 끝이 없다면 대단한 일을 할 수 없을 거래요.p69



쥘의 아빠가 이 책의 말미에 무심코 던지는 말이다. 쥘의 표현을 빌리자면 죽었다 살아난 할머니는 부활의 존재로 일종의 좀비다. 뭔가 이상하지만 어떠한 편견도 없는 아이는 사실과 단어를 연결지어 엉뚱하지만 그럴듯한 설득력을 가진다.

무심코 떠난 봄소풍에서 작은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다. 아이의 책에서 뜻 밖의 이야기에 편안하고도 기분 좋은 시간을 선물받았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