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계속 흘러간다
「해리포터(1997년 출간)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 했다는 이력으로 빛나는 소설 <리버보이>(1997년 출간)를 읽었다. 새삼 해리포터가 이렇게나 오래된 소설이었나 하며 놀랐고(ㅋㅋ), 이제껏 내가 알지 못한 귀중한 보석과 같은 책 <리버보이>를 발견해 기뻤다. 1997년 출간 후 17년간 꾸준히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왔으니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를 굳이 찾아보지 않고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으로 등장한 '제스'를 리버보이로 착각했다. 첫 문장부터 리버보이가 언급되고 수영하는 제스가 나오기에 그 둘을 아무 생각없이 연결지었으나 크나 큰 착오였다. '제스'는 15살의 주인공 소녀로 죽음을 앞 둔 할아버지의 손녀로 등장한다.
소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할아버지의 삶과 죽음이다. 할아버지와 제스는 서로 깊은 애착관계를 가지고 서로 의지한다. 쇠약해진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에 제스는 힘을 보태고 싶다. 할아버지는 리버보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완성하고자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그린 그림의 강의 풍경에 리버보이가 없다. 힘에 부친 할아버지는 그림을 완성하기를 포기하고 부쩍 수척해졌다. 그런 제스에게 리버보이는 조언을 하고 제스는 할아버지를 도와 그림을 완성하기로 마음 먹는다.
단연 리버보이의 존재를 쫓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의 존재가 무엇인지, 왜 제스의 눈에 보였고 강을 헤엄치는지, 리버보이가 제안한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등 그 궁금증이 점점 증폭된다. 그렇게 한가득 궁금증을 안고 리버보이를 쫓는 제스가 되어 소설이 지루함이 없이 흘러갔다. 리버보이는 존재는 손으로 잡을 수 없는 환상속의 존재로 느껴진다. 분명 눈 앞에 존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지만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요정과도 같다.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유년시절, 할아버지의 꿈과 맞닿아 있다. 또한 할아버지의 삶과 그 여정의 끝에 함께하고 있다. 그렇게 할아버지는 자신의 소망을 담아 유년지설에 지냈던 곳으로 왔고 그림을 마무리 짓고 강을 따라 그 끝인 바다로 떠난다. 바다로 떠나는 대상은 리버보이지만 할아버지의 염원이 담긴 꿈이 형상화되어 제스와 함께 했다.
할아버지의 염원을 대신해 강에서 바다로 헤엄쳐가는 제스의 모습을 통해 할 걸음 성장하는 기분을 느낀다. 할아버지를 도와 그림을 완성하며, 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강을 헤엄치며 그 끝을 향해 도전하는 제스의 행위를 통해 제스와 이 책을 읽는 우리는 한 단계 성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