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루스의 교육 - 키로파에디아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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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교육


참된 지도자의 덕목, 불멸의 리더십 교본




소크라테스의 직계 제자인 '크세노폰'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철학자이다. 스파르타에서 생을 보낸 크세노폰은 적국인 페르시아 제국의 키루스 왕의 일대기를 책에 담았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역사적으로 다른 부분들로 인해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플라톤의 <국가>가 그리스 정치에 대한 철학적 이상적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면, 크세노폰 <키루스의 교육>에서는 키누스의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통해 실천적이고 현실적 해결책을 제안하고 있다.


키루스의 일대기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공정하게 정의를 실현하는 법,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법,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법, 인재를 중용하는 법, 욕망에 휩쓸리지 않고 철저히 절제하는 법, 지속 가능한 제국을 운영하는 법 등을 내용에 녹여내었다.


겉옷이 누구의 소유인지 판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 겉옷을 누가 소유하는 것이 정당한지, 즉 다른 사람의 겉옷을 강제로 벗겨 가져간 사람과 그 겉옷을 만들거나 사서 입고 있는 사람 중에서 어느 쪽이 그 겉옷을 소유하는 것이 정당한지 살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법을 따르는 것은 정의의고 법을 따르지 않는 것은 폭력이므로 재판관은 언제나 법에 따라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1권 소년 키루스 (p29)


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던가. 소년 키루스의 일화들에 참 보통 녀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을 하는 소년이 요즘에 있더라면 말대꾸 한다고 혼나기 일쑤일 법도 한데 가족들은 이런 소년 키루스의 말을 허투루 흘리지 않고 조목조목 대화를 주고 받는다. 책에서는 수다라고 표현했는데 주고 받는 내용은 단순한 수다가 아니다. 하인들에게 마음을 베푸는 키루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또한 정의에 대한 그의 철학을 볼 수 있다. 어린 소년이지만 키루스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말투에 서려 있다. 말이 많지만 건방지거나 주제 넘게 보이지 않고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깃들어 있다.



우리가 다 같이 그렇게 하자고 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를 위해 가장 많이 고생하고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이 가장 큰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가장 못한 사람들조차도 잘한 사람들이 더 많은 몫을 가지는 것이 옳다고 여길 것이라 나는 생각합니다.

제2권 총사령관 키루스의 출정을 위한 준비와 군대 훈련 (p87)


키루스는 평민과 귀족의 구분 없이 공정한 포상 경쟁을 붙이고, 군사 개혁을 진행한다. 계급장 떼고 정말 능력으로만 판단한다는 부분이 매우 이상적으로 비춰진다. 현재의 단편적인 사실에 비견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모두에게 열려있는 기회가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키루스는 기여가 큰 사람에게 더욱 보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빗대어 보면 회사의 성과제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더 뛰어난 성과를 올린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형태가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과 고전에 담긴 지혜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참 흥미롭게 다가온다.


두려움이 사람들을 얼마나 무겁게 짓누르는지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붙잡혀 죽게 될 거싱 두려워서, 그 두려움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먼저 스스로 절벽에서 몸을 던지거나 목을 매거나 칼로 자신의 목을 베어 자살하고 맙니다. 이렇게 두려움은 다른 어떤 해악보다도 더 사람의 마음을 짓밟아 제압해버립니다. 지금 제 아버지는 단지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아들인 저와 부인과 모든 자녀가 노예가 될 것을 두려워 하고 계신데, 당신은 그런 제 아버지의 심정이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3권 아르메니아 원정 (p118)


아르메니아를 침공해 진압하고 그 왕을 재판한다. 그 과정에서 왕의 아들 티그라네스가 키루스를 설득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설득의 과정으로 아르메니아와 키루스는 동맹을 맺는다. 키루스의 입장에서 단순하게 왕을 처단할 수도 있고 자신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나 대화를 통해 최적의 방향을 찾고 너그러이 좋은 관계로 동맹을 맺는 모습에서 대인배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자네에게서 방금 내가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보고 싶게 만들 정도로 그녀가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네. 그러니 내가 그렇게 한번 그녀를 보러 갔다가, 그녀가 나로 하여금 얼마 안 있어서 또다시 빨리 그녀를 보러 가고 싶게 만든다면,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없는 내가 그녀를 보고 앉아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느라 해야 할 일들을 소홀히 할 것이 염려되기 때문이네.

제5권 고브리아스와 가다타스 (p198)


키루스의 절제의 미덕을 볼 수 있다. 욕망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성적 절제를 하는 모습은 모든 권력을 가진 이들이 유념하고 본받아야 하는 덕목이라 생각한다. 권력을 가지면 갖은 욕망이 튀어나와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에 강조되는 부분일 것이다. 이상적인 지도자에게는 절제라는 미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법률를 제정해 사람들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략) 법을 어기는 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믿었다. (중략) 자기가 친구나 동맹에게는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대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다면, 그들도 부끄러운 짓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 하지 않고 바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8권 제국의 건설과 키루스의 죽음 (p344)


제국의 건설 과정에서 다양한 행정적 문제를 처리하고 정비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솔선수범, 공명정대를 기반으로 한 키루스의 정책들은 모범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법치국가의 면모도 선다. 왕궁으로 출근하지 않는 귀족들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왕궁으로 들어오게 하고 쓸모 있는 자를 친구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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