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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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 이해하는 사이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장르의 웰메이드 단편 소설

김주원 작가의 <십분 이해하는 사이>와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가 한 권에 담겨 있다. 정말 오랜만에 완성도 있는 단편을 만난 느낌이다. 짧지만 결코 모자람없는 구성과 내용이었다. 두 편의 소설은 서로 정말 다른 이야기지만 옥상이라는 공간에서 발생한 한 사건에 의해 빛을 발한다.

코믹이 가미된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장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내용을 모두 읽고 한 동안 멍해 있었다. 감탄과 함께 그래, 단편은 이렇게 써야하는 거지!


십분 이해하는 사이

첫번째 소설

옥상에서 고등학생 두 명이 실랑이를 한다. 처음엔 뭔가 싶었다. 둘이 뭔가 의견이 맞지 않는 듯 한데. 그러다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데 한 명이 뛰어내리려나보다. 그걸 다른 한 사람이 막으려 회유하는 모습이다. 그런 실랑이를 벌이는 대화에 약간의 개그를 넣어가면서 지루할 틈 조차 주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회유에 성공하고 둘은 내려온다.

그래, 나는 지금 네 마음이 어떤지 몰라. 하지만 나는 이런 것도 이해라고 생각해. 바로 옆에 앉아서 너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보는 거 말이야.

p24

간단한 줄거리만 들었을 때는 그냥 단순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반전의 내용을 접하게 되면 상황이 급변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이 짧은 단편을 한 번 더 읽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파급력있는 반전이다. 다시 읽다보니 와, 정말 대단하다. 처음 읽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으나 다시 읽으니 다른 소설로 다가온다. 주고 받는 대화 속에 숨겨진 단어들을 발견하면서 소름이 돋는다.

'단편이 이렇게 써야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짧아서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읽고 싶은 그의 소설이다. 얼른 다음 소설을 읽고 싶어 다음 소설로 넘어갔다.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두번째 소설

이 소설도 옥상이 나온다. 전혀 다른 소재이지만 옥상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슷하게 구성했다. 약간의 무기와 같은 이 장치가 참 마음에 든다. 이 옥상에서의 일로 꼬마는 우주맨이 된다. 옥상에서 만난 형이 준 선물로 지구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가 된다.

집에서 뒹굴거리는 청년 실업은 아니고, 잠시 휴업 중인 김세종. 누나 김서희씨 빌라에 빌붙어 살면서 은행 청원 경찰 지원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 한다. 이를 초등학생 조카 김한솔 군이 도와주고 있다. 김서희씨는 욕받이로 김세종을 집에 데려와 각종 욕을 퍼붇는다. 이를 애정표현으로 여기는 김세종은 똘똘한 김한솔 군과 함께 미래를 도모한다.

꼬마야. 우주맨에게 중요한 건 바로 포지다. 이렇게 멋지게 가슴에 딱 갖다대는 거야. 그런데 사실은 이거 안 해도 돼. 그냥 폼이야. 넌 그냥 두 눈을 감고 '전화기 나와라' 마음속으로 외치기만 해도 된다고. 그리고 네가 마음속으로 말해도 상대방은 너의 말을 다 듣는다.

p70

조카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조카의 행방을 뒤쫓는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조카의 행방을 찾아내고 경찰에 신고한다. 우주맨의 기술을 활용해 무사히 조카를 구한다. 그리고 조카를 위해 우주맨을 포기하면서 까지 마지막 우주맨의 기술을 사용해 조카를 보호하게 된다.

미스터리 소설답게 우주맨의 능력을 얻는 과정부터 우주맨에서 일반인이 되는 과정까지 범상치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정말 있을 법하게 잘 버무린 내용이 정말 재미있었다. 작가는 코미디와 미스터리, 스릴러를 적절하게 섞어 맛있는 비빔밥으로 만들었다. 나는 이 비빔밥을 맛있게 즐겼다.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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