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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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의 웰 메이드 스릴러 소설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의 소설이다. 그녀의 <디 아더 미세스>를 2021년 8월에 읽고 매우 신선한 충격에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이번 <사라진 여자들>도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정말 예상치 못한 결말과 나름의 해피엔딩에 감탄과 함께 나의 연말을 장식했다.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한다고 한다. 내가 제작자라면 분명 욕심을 낼만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사라진 여자들> 도입부부터 압도적이다. 첫 60페이지 정도를 단숨에 휙휙 넘겼다. 프롤로그에서는 한 여자의 불륜을 암시하는 내용과 1부는 딜라일라의 시선에서 납치된 현장에서 탈출하는 내용을 다룬다. 소설의 시작부터 독자를 빨아들이고 소설이 준비한 세상에 한 발을 들이게 된다.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사건의 진실에 점차 다가서는 여정이 펼쳐지고 범인을 유추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부의 내용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스릴러의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사건의 진실을 모르고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세 여자의 실종에 모두가 두려운 상황이며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이 된다. 그러다 비가 억수로 오는 가운데 갑자기 집에 정전이 되는데 앞집은 전기가 들어오는 상황이랄지, 석연치 않은 산부인과 의사의 권위적인 진찰, 어두운 거리에서 누군가 뒤를 쫓는 듯한 느낌 등의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께림칙한 여자의 공포심을 잘 녹여내고 있다.

등장인물 모두를 의심하게 된다. 아래와 같이 등장인물과 관계도를 그려가며 가장 의심이 되는 사람을 추려보지만 쉽지 않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과 갑작스런 사건이 발단이 되어 11년이라는 세월을 사이에 둔 살인, 납치, 자살의 진실은 수면 위로 서서히 드러난다. (아래 정보들은 책을 반절 정도 읽었을 때 정리된 내용이다.)







"이름이 뭐예요? 말해줄 수 있나요?" 내가 답하지 않자 여자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원치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내 이름을 묻는 이유는 뭘까,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말해주었다.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학한 사람 같아 보이니까. 남의 아이들을 납치해 지하실에 가둘 만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딜라일라." 목소리가 떨렸다. (중략)

여자의 눈이 점점 커지고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p57

11년 전 사건이 발생한다. 세 명의 여자들이 실종되었다. 그 당시의 3월과 5월 매러디스와 케이트의 관점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또 하나의 관점인 매러디스의 아들 레오의 관점은 현재의 시점이다. 이렇게 세 명의 시각에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모든 이야기가 서로 촘촘하게 연관되어 있다.

매러디스는 출산 도우미와 요가 강사일을 하며 딸 딜라일라와 아들 레오를 키우는 엄마다. 옆집에는 케이트와 비아가 함께 사는데 레즈비언 커플로 아이들을 가끔 돌봐주는 친한 이웃이다. 셸비는 임산부로 매러디스가 출산 도우미로 도움을 주고 있다.

11년 전 셸비는 주검으로 발견되고 매러디스는 자살했다. 그 당시 실종된 딜라일라는 11년이 지난 지금 살아 돌아왔다. 11년이라는 세월 지하실에서 감금되어 생활한 딜라일라는 트라우마에 힘든 시간을 보냈고, 다시 돌아온 지금도 원래의 생활로 적응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 11년 전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고, 왜 이런 끔찍한 일에 휘말리게 되었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매러디스는 왜 자살을 했을지

의문 투성이다.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라고 한다.

조시와 딜라일라, 레오가 그 증거였다.

내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언젠가 그때가 내게도 올거라 믿고 있다.

p464


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옮긴이의 말에서도 언급되었는데, 바로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주인공을 따라가는 여느 소설과는 다르게 모든 등장인물들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세 사람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의심이 가는 사람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그 관점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남에 따라 독자의 입장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심정이었다. 조이고 푸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맛이 한 가득이다.


또 하나의 특징을 꼽는다면 바로 해피엔딩이다. 이 특징은 다른 소설들과도 비슷한 부분이긴 하지만 다양한 반전을 숨겨 놓고 있음에도 결국 해피엔딩으로 이끌어가는 부분도 작가의 능력이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당위성을 놓쳐선 안되는데 살짝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소설을 완주한 분들은 이 포인트를 분명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 냉정하게 내가 범인의 입장이라면 철저하게 모든 가능성을 차단시킬테니 말이다. (스포를 피하기 위해 이 정도만 적겠다ㅎ)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

메리 쿠비카의 소설 중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은 현재 총 세 권이다. (2021년 12월 기준)

- 해피북스투유 출판 <디 아더 미세스>(2021.07)

- 해피북스투유 출판 <사라진 여자들>(2022.10)

- 레디셋고 출판 <굿 걸>(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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