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현대인의 삶으로 풀어낸 공자의 지혜와 처세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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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논어에서 인생의 지혜를 찾았다

고전에 담긴 지혜는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논어의 가르침에는 일상에서의 행동에서부터 직장에서의 고민,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에 대한 해답이 담겨있다. 뭔가 현시대와 동떨어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구시대적일 것만 같은 논어의 내용이 정말 내 삶에 어떤 조언을 줄지 궁금했다.

논어를 곧바로 읽는다면 그 뜻을 이해하는 자체로 힘이 든다. 논어 뜻 해석에도 의견이 분분하고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논어의 내용을 해석하여 우리에게 맞게 재해석 해주는 이런 책은 참 반갑다. 논어 자체가 날 것의 생선이라면, 이를 잘 발라 살점을 정리해 눈 앞의 회로 준비해 주는 것이 바로 이런 책이다. 우리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배우고 제때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답지 아니한가?

p24

논어의 가장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평범하게 보이는 이 문장은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를 가진 사람은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여러 요인들로 괴로울 때 이 모든 것들은 새로운 학습의 기회가 되며 모든 것은 즐거움의 범주에 들어간다.

친구가 먼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말은 사람과 협력하고 대응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답지 아니한가 라는 말에 열심히 노력하지만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함을 말한다. 무언가 우리 인생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면 군자의 삶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

임금이 요점을 파악하는 걸 좋아하면 모든 일이 상세하게 처리되고, 임금이 자질구레한 것까지 파악하는 걸 좋아하면 모든 일이 황폐해진다.

p121

순자의 말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자세를 알 수 있다. 지도자와 책임자가 하는 일은 분명 다르다. 지도자가 책임자의 세세한 일까지 참견하면 일이 어긋나게 된다. 회사 업무 처리에서 사장은 지도자의 모습이 요구된다. 세세한 참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사실 개발자로 회사 생활을 하는 나는 일종의 책임자다. 조직을 아우르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을 지도자인 동시에 책임자의 역할을 갖는다. 어느 정도는 자세히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책임자의 식견과 요점 파악에 능한 지도자의 모습도 갖춰야 하기에 어려운 자리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 도전하는 자체가 꺼려진다. 그만큼 리더의 자리가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언젠가 리더의 자리에 선다면 이 책을 다시금 펼쳐보고 싶다.

이런 속담도 있다. "염라대왕은 만나기 쉬워도 잡귀는 상대하기 어렵다." (중략) 집안 신이든 부엌 신이든 상관없이 '하늘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충분했다. 공자가 말한 '하늘'은 곧 '도'를 말하는 것이다. 즉, 하늘은 마음속의 도덕법칙을 의미한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공자는 말한다.

p266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떠오른다. 마음속의 도덕법칙을 스스로 양심에 따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공자가 항상 당당했던 이유는 부당한 방법을 멀리하고 자신의 길을 나아갔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혹이 많은 현실 사회에서 청렴함을 지키며 나아가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종종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내 스스로 하늘의 인정을 받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만큼 떳떳하게 살아도 된다는 위안을 얻었다. 뭔가 어렴풋하게 내 안에 떠돌던 고민들이 해소되는 느낌이다. 불안한 나의 마음을 해소시켜 줄 논어의 지혜는 항상 곁에 두기에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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