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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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번째 작품

"7편의 단편을 담다"



책장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세어보니 10권이 훌쩍 넘는다. (사실 구매만 해놓고 반 이상을 아직 못 읽었다.)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책들을 검색해보니 입이 떡 벌어진다. 유명한 다작 작가답게 그의 책이 총 몇 권인지 세어보기가 겁날 정도다. 지금까지 대략 95권이며 8권 정도는 한국에 미출간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에는 여러 시리즈가 있다. 가가 교이치로 (가가 형사) 시리즈,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닛타 고스케 시리즈, 명탐정 덴카이치 시리즈, 설산 시르즈, 시노부 선생 시리즈, 웃음 소설 시리즈 등이다. 시리즈 이외에도 장편 소설, 에세이, 단편집, 동화까지 그 종류도 참 많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총 10권인데 그 중 7번째 작품 <허상의 어릿광대>가 이번에 한국에 발간되었다. 아직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중 3권의 책은 국내 미출간 상태다.

<탐정 갈릴레오>를 시작으로 <예지몽>, <용의자 X의 헌신>, <성녀의 구제>, <갈릴레오의 고뇌>, <한여름의 방정식>까지 모두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를 순서대로 만나면 가장 좋겠지만 나의 첫 만남은 <허상의 어릿광대>가 되었다. 입문으로 나쁘지 않다. 총 7편의 단편이 담겨 있기에 읽는데 크게 부담이 없고 갈릴레오 입문 책으로 오히려 추천하고 싶다. 이제 갈릴레오 시리즈에 입문했으니 다른 6권도 모두 읽고 싶어졌다.

날이면 날마다 저는 갈릴레오에 관해서 생각했습니다. 그야말로 고민의 나날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다 쓰고 나서는 완전히 허탈한 상태입니다. 갈릴레오 생각은 당분간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이만큼 공들여 썼으니 반드시 독자 여러분이 만족하실 것이라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

정말 가독성이 최고다. 술술 읽다보면 단편 하나가 끝나있다.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는 '탐정 갈릴레오'로 불린다. 유가와 교수는 형사 구사나기를 도와 각 사건의 트릭을 간파하고 범인을 특정하는데 주요 역할을 한다. 각 에피소드마다 색다른 물리적, 화학적 트릭이 나에게는 신선했다. 누가 범인일지 예측하는 재미와 어떤 트릭일지 예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2012년의 <허상의 광대>의 4개의 단편과 2012년의 단편 4편이 수록된 <금단의 마술> 중 3편의 단편이 <허상의 어릿광대>로 합쳐져 2015년에 일본에 발표되었고 한국에는 2021년에 출간되었다. <금단의 마술> 나머지 1편이 장편화되어 2015년 일본에 <금단의 마술>로 발표되었고 한국에 2021년 출간 예정이다.

7개의 단편 모두 각자의 개성이 있어 다 재미있었지만 나는 특히 첫번째 에피소드 '현혹하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이 단편집인줄 모르고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호기롭게 읽었는데 끝나버려서 아쉬움의 애정이 남았다랄까. 인물 관계도에서 이름조차 쓰지 않은 등장인물이 범인이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이정도만..) 또한 염력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유가와가 직접 체험을 통해 그 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개인적으로는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 탐정 갈릴레오는 단편이 주는 맛이 있다. 7개 에피소드가 아닌 1개의 에피소드였다면 어떨까를 생각해보면 (1개의 에피소드일지라도 물론 재미있겠지만) 뭔가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가 주는 개성과 재미가 좋았다. 또한 단편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으로는 바로 속도감이다. 매우 속도감 있는 전개와 군더더기가 없는 이야기가 짧지만 부족함없이 깔끔하고 사건 해결 후에도 여운을 남긴다. 그 여운의 주축은 따스함이다. 따스한 인간애가 녹아 있는 이야기라 더 정이 간다.

유가와의 모습을 보면서 셜록 홈즈가 살짝 떠올랐지만 풍기는 이미지는 좀 다르다. 셜록 홈즈는 현실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느껴지는 반면 유가와는 뭔가 현실에 정말 존재할 것만 같은 모습으로 비춰진다. 모아진 정보를 토대로 단계를 밟아가며 과학적 접근을 하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지루함이 없이 그 과정을 함께 한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다는 점에서 둘은 매우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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