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팡세미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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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딸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빨간 머리 앤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을 통해 알았으나 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저 빨간 머리의 소녀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참 궁금했다. 어떤 내용이길래 1908년에 탄생한 이 소설이 지금까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올 수 있었을까.

빨간 머리에 주근깨가 많은 소녀, 언제나 밝고 활기찬 소녀 앤을 떠올리면 입가에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내 딸이 빨간 머리 앤처럼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내 딸 뿐 아니라 내 자신도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자신의 빨간 머리에 컴플렉스를 가진 소녀지만 부당함에 맞설 줄 알고 자신의 의사를 당당히 표현할 줄 알며 삶의 아름다움을 충만하게 느끼며 살아간다.

책을 읽고 나니 이 소녀에게 애정이 샘솟는다. 누구나 앤을 만나면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앤이 매슈와 마릴라의 집으로 입양오는 날은 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소설의 도입부에 나온다.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를 앤과 매슈가 마차를 타고 지나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집으로 가는 앤은 조잘조잘 재잘재잘 말이 많은 소녀다. 말이 많긴 하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예쁜 말들을 한다. 그렇기에 참 사랑스럽다.

저에게 가족이 생긴다는 건 정말 신나고 감사한 일이에요. 전 지금껏 가족이 없었거든요. 으윽, 고아원 생활은 정말 끔찍해요. 비록 넉 달밖에 살지 않았지만 더 살라라고 하면 거절하고 싶어요. (중략) 전 상상하는 게 좋아요. 상상을 하면 낮에 힘들었던 일들을 잊을 수 있거든요.

p32

앤은 상상을 좋아하고 매사에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한다. 작은 오해로 인해 어른들은 화를 낼때도 어린 소녀인 앤이 어른들에게 찾아가 사과를 한다. 본인이 억울할지라고 오해를 풀기 위해 앤은 노력한다. 결국 진심은 통하는 법 오해를 풀고 앤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소녀로 자란다.

오해가 생기면 앤처럼 적극적으로 풀고 싶다. 하지만 세상 풍파에 지친 나는 오해를 그냥 두는 편이다. 무엇이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앤의 용기와 노력이 매우 예쁘게 보인다. 어른인 내가 배워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앤, 겉모습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사람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가가 중요하단다. 행동이 훌륭한 사람은 용모도 아름답다는 속담이 있잖니. 그리고 이제부터 화난다고 성질을 다 부리면 안돼. 참는 것도 배워야 해.

p87

앤이 정말 축북받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바로 매슈와 마릴라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다른 집에 보내려 했지만 앤이 걱정되어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착오로 인해 앤이 초록지붕 집에 오게 되었지만 매슈와 마릴라는 앤을 딸처럼 정성스레 보살핀다. 앤의 어린 투정에도 귀중한 조언으로 앤을 다독인다.

사실 앤이 다른 집에 갔더라도 당차고 용기있는 그 모습이 어디로 가진 않을테니 나름 잘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 하기에 앤이 더욱 밝게 빛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목표한 바를 열심히 노력해 이루는 모습에 그저 독자인 내가 뿌듯한 마음이 든다.

"마릴라, 저 아이를 고아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우리가 돌본 것은 정말 잘한 일이야, 그렇지?"

마릴라도 웃으며 말했습니다.

"오라버니 말이 옳았어요. 나도 그동안 앤을 바라보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이번 에이브리 장학금 수상뿐만이 아니라, 언제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p200

<빨간 머리 앤>의 원제는 <Anne of Green Gables> 이다. "그린 게이블스의 앤" 즉, "초록 지붕집의 앤"이라는 뜻이다. <빨간 머리 앤> 시리즈 중에서 가장 첫번째 작품인 <Anne of Green Gables> 원작은 앤의 11~16세의 이야기로 이 책에 담겨 있다. 글자도 적당히 크고 페이지 수도 적당해서 나중에 우리 딸이 글을 읽게 되고 초등학생이 되면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다.

빨간 머리 앤의 다음 시리즈의 내용도 궁금해졌다. 애이번리 초긍학교 교사로 지내는 이야기를 담은 애이번리의 앤 (Anne of Avonlea)에서는 길버트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앤의 대학 생활을 그린 레이먼드의 앤 (Anne of the Island) 역시 궁금하다. 또한 넷플릭스에는 <빨간 머리 앤> 드라마 시리즈도 챙겨볼 생각이다. 앤과의 또 다른 만남에 기분이 덩달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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