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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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2021 애드거 상 수상작


인도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저자 '디파 아나라파'의 능력이 집약된 그녀의 첫 소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미스터리 추리 탐정 소설이다. 또한 인도의 실상을 고발하는 르포성 소설이다. 기사와 통계 수치로 전하는 인도의 모습에는 한계가 있고, 소설을 통해 전하는 스토리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했고 그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순수한 아이들을 통해 그려지는 인도의 모습이기에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표현한다는 특징은 이 책의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인도의 빈민가에서 벌어진 어린이 실종 사건들이 주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힘없는 빈민가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사라져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 범인들은 애초에 돈을 받기 위해 아이들을 유괴하는 것이 아닌 장기 밀매를 위한 유괴라니 매우 끔찍하다. 빈민가의 부모들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극심한 빈부격차, 성차별, 종교적 갈등, 부정부패, 범죄 등 다양한 인도에 만연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고 읽는 내내 탄식이 흘러 나왔다. 소설을 통해 접하는 인도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심각성을 훌쩍 넘어 있었다.

"파이즈는 알라신이 정령을 만들었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좋은 정령, 나쁜 정령이 있대요. 나쁜 정령이 바하두르를 납치했을지도 모른대요."

p59




'보라선 정령 순찰대'의 리더 '자이'는 9살의 범죄 드라마 애청자다. 그로 인해 탁월한 수사력을 겸비했다. 파리는 지적이며 우수한 성적의 소유자로 정령 순찰대에 부족한 지식을 담당한다. 자이의 학교친구 파이즈는 인도에서 차별 받는 무슬림이다. 아이들은 유령시장과 빈민가를 돌아다니며 사건을 수사한다. 그들의 열정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수사의 진척이 없으나 아이들 실종 사건은 연달아 발생된다.

정령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한다. 절대적은 아니겠지만 기댈 곳이 없는 이들에게 정령은 희망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아이들을 돌봐주는 미지의 존재, 괴롭힘 당하는 여자를 지켜주는 존재같이 힘없는 이들에게는 정령 이외에 그 어느 존재도 도움이 될 수가 없는 현실인 것이다. 따스한 정령이 정말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인간은 누구나 가까운 사람을 잃게 될 거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넝마주이 대장이 말한다.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늙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고. 하지만 그들조차도 어느 순간에는 깨닫게 될 거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걸. 우린 이 세상에서 한 점의 먼지에 불과해. 햇빛을 받으면 한순간 반짝이다가 곧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먼지.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라."

"그럴게요." 나는 병 대장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를 못 하면서도 대답은 한다.

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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