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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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상한 단편들

히가시노 게이고는 1958년 생으로 2021년 현재 데뷔 36년차 베테랑 작가다. 수많은 작품을 펼쳐 냈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일본의 대표 베스트셀러 작가다. 작가의 이력을 적는게 무의미 할 정도다. 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알 수 밖에 없는 이름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이라면 고민없이 읽게 된다. <수상한 사람들> 역시 아무런 고민없이 읽기 시작했다.

<수상한 사람들>은 초판이 2009년에 한국에 출간되었다. 10년이 넘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기 어려웠다. 티비 프로를 녹화한다거나 필름을 현상 한다는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읽어도 스토리가 신선했고 스토리에 깊은 몰입감과 긴장감 있는 내용까지 참 재미있게 읽었다.

"죽인 사람도 물론 나쁘지만 살해된 쪽에도 문제는 있어. 일을 열심히 하는 거야 좋지만 거기에 정신이 팔려 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끝장이라고."

죽으면 일도 못 해 (p121)

내가 살아가는 현실 사회 안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룬 7편의 단편 소설이 책에 담겨 있다. 짜임새 있는 단편들은 하나 하나 흥미롭고 흡입력이 강했다. 실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이라 이야기가 약간은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특히 아래 세 단편들이 기억에 남았고 여운이 길게 갔다.

<죽으면 일도 못 해>는 늦은 시간 공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가 어이없으면서도 참 애잔했다. 꼼꼼하게 파고 들며 일을 열심히 한 이유로 죽게 되는 그 과정이 매우 안타까웠다. 실제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그 과정이 재미나다. 단편이기에 범인의 윤곽이 쉽게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 나를 완벽하게 속였다.

<달콤해야 하는데>는 의외의 스토리에 놀라웠다. 아빠 혼자 애지중지하며 키워온 아이의 의문스럽게 죽는다. 모든 의심의 화살은 이제 막 결혼한 여자에게로 향한다. 아이와 여자의 관계가 썩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가 아이를 죽인 범인이라 생각하고 달콤해야 하는 신혼 여행이 악몽으로 변한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덮어주고 감싸 줄 수 있는 사랑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등대에서>를 읽고는 정말 소름 돋았다. 오랜 기간 이어진 친구라고 하기엔 뭔가 껄끄러운 두 사람의 관계가 그려진다. 거드름을 피우며 나를 업신여기는 그런 상대를 교묘하게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과정이 매우 정교하고 매운 맛에 얼얼했다. 처음부터 그럴 목적은 아니었으나 절묘한 스토리의 연결이 타당성을 부여한다. 참 영리한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나와 유스케의 '좋은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등대에서 (p200)

각 이야기들이 새롭고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탄탄한 스토리여서 매우 놀라웠다. 단편은 그 호흡이 짧을 수 밖에 없는 단점은 분명 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들에서는 그 단점이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스토리와 정교한 반전들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놀라운 마음을 잠재우느라 바빴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참 고맙다. 어느 하나 실망스러운 책이 없다. 독자의 니즈를 정확히 아는 작가다. 읽는 순간이 지루하지도 않고 흥미를 유지하는 스토리와 잊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반전때문에 언제나 읽는 재미가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어느 책이나 모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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