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 공포 기담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
'이스안'이라는 저자의 이름과 기담집이기에 으레 일본 공포 기담집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작가이며 한국 공포 기담집이었다. 한국 정서가 담긴 기담집이라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그리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산뜻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이야기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카데바>는 다섯번째 이야기로 수록되었고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기증된 시체"를 일컫는 말로 의미를 모르면 무슨 단어인가 궁금하지만 단어를 이해한다면 그 단어만으로도 오싹한 느낌이 감돈다.
이야기를 하나씩 읽다보면 친구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듯한 느낌이랄까. 밤새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다 밤을 꼴딱 새버릴 이야기들이다. 책에 수록된 여섯 번째 이야기 '별장괴담회'가 딱 그렇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이야기로 옮겨 놓은 이야기로 오싹한 경험이 담겨 있다. 10편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자의 다른 책 <기요틴>에 관심이 생긴다.
우리는 간혹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순간을 경험한다. '꿈'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기반으로 10개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다. 저자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예측 불가한 이야기의 반전들은 오싹함을 배가시켰다. 10개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는데 그 중 특히 아래 3가지 이야기는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