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어느 부분보다도 나는 이 구절에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아불루를 사냥하러 나가는 오벰베와 벤저민의 모습이 비장하고도 처절했다. 다양한 마음이 공존했다. 마음 한 켠에 이 어부들이 무사했으면 하는 마음, 아불루에 대한 내 자신도 모를 증오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아불루가 대체 무슨 잘못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더러운 미치광이라지만 절대 악이라고 하기엔 사실 뚜렸한 악행을 저지른 부분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어부들을 응원하게 된다. 형제들, 이 어부들과 함께한 이 시간 이미 나는 한 어부가 되었다. 그저 제발 무사하기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아불루와의 실랑이와 어부들의 사냥, 군인들과의 조우, 그 이후의 일들 등은 순식간에 흘러 갔다. 한국의 법과 나이지리아의 법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2021년 현재 한국은 소년법 폐지 및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벤저민과 함께 했던 1996년 나이지리아 여행은 매우 인상깊었다. <어부들>이 세운 놀라운 기록들이 매우 합당하게 여겨진다. 이미 치고지에 오비오마 작가의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를 읽고 인상에 크게 남았었다. 데뷔작인 <어부들> 역시 엄청난 소설임을 직접 확인했다. 세계 5대 문학상 수상, 부커상 파이널리스트, 31개국 출간 계약, 뉴욕타임즈, 옵저버 등 올해 최고의 책 선정 등 굵직 굵직한 기록들이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결과다. 이 방구석에서 이 책 <어부들>을 읽고 작가 치고지에 오비오마에게 기립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