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김경호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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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남들보다 오래 걸려서 꾸준히 노력해 MBC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 오른 저자 김경호의 이야기는 매우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다. 저자는 자신이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 한다. 그렇기에 항상 참고 기다렸다. 재수를 했고, 방송기자 공채는 3년 동안 7번 떨어졌으며, 뉴스 앵커 오디션도 3번 떨어졌다. 오래 걸리기에 그 길이 힘들지라고 기다림에 의해 내공이 깊어진다고 말한다. 저자가 차분하게 쌓아오며 걸어온 길을 보면 단단해진 그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저자 김경호와 카페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가 우리에게 위로가 되며 힘이 된다. 차분하게 걸어온 그의 인생길이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에 이루었을 것만 같았던 앵커의 자리가 사실은 수많은 도전과 우여곡절을 통해 이뤄낸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준다. 인생선배 김경호 앵커가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진다.

기다림이 힘든 이유는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 끝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쉼 없이 준비하고 인내해야 한다. 그만큼 내공이 깊어진다는 건 기다림이 주는 선물이다. 기다림이 깊어질수록 사람은 더 성숙하며 단단해진다. 공감과 이해심도 더 깊어진다. 어쩌면 뭐든 한 번에 되지 않는 게 더 감사한 일일 수 있다.

p21

저자는 낯가림이 있어 기자임에도 타인에게 쉬이 다가서지 못하는 사람이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겁쟁이 사자와 같다. 기사를 쓰기 위한 정보를 얻으려 경찰서에 매일 출근하지만 허탕이다. 그런데 어느 날 꾸준히 경찰서에 방문하고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을 유념히 보던 경찰 한 분이 도움을 주고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또한 저자는 술을 잘 못마시는 탓에 매우 힘들어 했다. 몰래 토하고 술을 마시는 노력을 했지만 허사였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술자리가 많은 기자라는 특성이 발목을 붙잡는다고 생각했다. 허나 술을 잘 마신다고 일이 다 잘 풀리는 것은 아니더라.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많기에 그런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갈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왜 선을 넘었을까. 어디까지가 선인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다시는 안 볼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계속 일상을 함께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싸울 때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싸움이 끝나도 상대와의 관계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p96

회사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간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싫은 소리 하는 사람, 프로 비판러, 신세 한탄이 많은 사람, 한숨을 달고 다니는 사람 등 회사 생활을 하며 가까이 하지 말아야할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어디 멀리 하고 싶다고 해서 멀어진다면 참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도 회사 생활이다. 저자도 회사 생활을 하며 깨달은 바가 많다.

저자는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에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호구처럼 살아왔고, 마음의 정 때문에 어둠의 전사나 신세 한탄러의 한탄을 들어주며 착한 사람으로 지내왔다. 그렇게 몸소 회사 생활에서 멀리해야 할 사람들, 선을 그어야 할 사람들을 파악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는 회사 내에서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 본다. 평소 부정적 말을 입에 달고 살지 않았는지, 부정적 툴툴거림이 있었는가에 대해 반성해 본다.

숙명적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만 하는 우리는 적당히 서로 참견도 하고, 간섭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p152

회사 생활을 하며 스스로 가지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것들을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상대의 이름을 부르며 다정하게 건네는 인사 그리고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해 불러 주며 안부를 묻는 등의 노력은 저자도 스스로 키우고 싶은 부분이라 한다. 또한 평소 고마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건네는 선물을 하는 것도 좋다.

참견은 안 좋은 경우에 사용되는 말이지만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재적소 도움을 주는 경우에는 참견이 아닌 큰 도움이 된다. 참견이 상대에게 비호감을 사지 않도록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노련함이 중요하다. 굳이 필요없는 도움을 주는 것은 오지랖에 불과하다. 상대에게 적절하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상대를 잘 관찰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지금 세상에서 살아남는 자는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통할 줄 알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세상은 점점 '내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p202

정답없는 세상이란 말을 실감한다. 세상은 참 다양한 사람들로 넘쳐 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편견이 많다. 물론 많은 부분들이 좋아지고 개선되어 가고 있다. 저자는 떡볶이를 좋아하는 남학생이었다. 남자가 떡볶이를 좋아하면 안되는 지금으로선 이해가 안되는 편견이 있었다. 남자라면 축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축구를 잘 하지 못해 군대에서 힘들었다는 저자의 말에 나 역시 공감한다. 나도 축구를 잘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취향이 존중되는 사회로 우리는 잘 나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다문화 가정 및 다양한 가정의 형태가 존재한다. 우리 사회도 다문화 가정에 아직은 온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외국에서는 동양인 혐오 문제가 이슈화되어 가고 있으나 그들만을 욕할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도 아직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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