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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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완벽한 이야기 구성의 기술: 플롯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작가가 되고 싶거나 이미 작가이거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하는 플롯에 대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담겨 있다. 그것이 바로 고전의 매력이다. 기원전의 책에서 현대의 성공하는 이야기들의 성공비법을 찾을 수 있다니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성공하는 이야기의 비밀이 담겨 있기에 '이야기 비법서'라고 말할 수 있다.

"시"로 번역한 그리스어는 '포이에티케'로, 직역하면 '만들어낸 것, 창작물'이며 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 책 제목인 '페리 포이에티케스'는 직역하면 '창작물에 관하여'이므로, "시학" 또는 "시론"으로 옮길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정시나 서사시뿐 아니라, 비극이나 희극도 "시"의 갈래에 넣는다. 시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를 보면 그렇게 분류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제1장 모방으로서의 시와 모방 수단 (p9)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라는 책의 제목에서 '시학'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고 시작해본다. '시학'은 비극, 희극, 서정시, 서사시 등의 창작물에 대한 이론, 학문, 철학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재미난 드라마, 영화가 가진 비밀 정도로 접근해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나 영화, 혹은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 소설 등에 적용된 일종의 성공 법칙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싶다. 각 이야기들이 가진 전개 방식이나 구성 등이 천차만별이라 생각하지만 어느정도 큰 틀 안에서 비슷한 성공 요소 및 법칙들을 갖고 있다.

우연히 일어났다고 해도 의도적으로 일어난 것처럼 보이면 놀라움은 극대화된다. 이를테면 미티스의 죽음에 연루된 사람이 아르고스에 있는 마티스 조각상을 보는 와중에, 조각상이 그 사람 위로 넘어져서 죽은 일이 그렇다. 이런 일들은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플롯이 더 훌륭할 수밖에 없다.

제9장 플롯의 필연성과 개연성 (p38)

내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라고 생각했을 때 누구나 독자를 이끄는 플롯을 만들어 내고 싶을 것이다. 마치 막장 드라마의 숨겨진 법칙들처럼 우연의 연결고리를 통해 놀라움을 만들어내는 플롯의 비밀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플롯들이 매우 매력적이고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기원전에 살았던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이야기가 예시로 나오기에 온전히 공감하기는 사실 힘들다. 누군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내용을 현대 드라마, 소설, 영화에 빗대어 설명하는 책을 낸다면 참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반전은 상황이 앞에서 일어난 것과 정반대로 변하는 것이고, 이것도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일어나야 한다. (중략) 인지는 그 명칭이 보여주듯이, 무언가를 모르다가 아는 상태로 바뀌는 것이다. 이때 등장인물은 극에서 설정한 행운이나 불운에 따라 친구 혹은 원수가 된다. 이런 일이 반전과 동시에 일어날 때 최고의 인지가 된다. (중략) 수난은 파괴적이거나 고통스러운 행위다. 예를 들면 눈앞에 펼쳐지는 죽음, 극심한 고통, 상처를 입는 것 등이다.

제11장 플롯의 요소: 반전, 인지, 수난 (p40)

반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내가 매우 좋아하는 플롯의 요소다. 내가 모든 반전 영화에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바로 개연성과 필연성에 따라 반전의 설득력을 가진다. 또한 인지와 수난의 적절한 배치로 극적 긴장감과 이야기의 만족감 또한 상승시킬 수 있다. 인지의 방식도 다양하며, 인지와 반전의 적절한 조화는 재미를 더한다. 어떤 정보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반전될 수 있음이 참 재미있고 많은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러한 예시를 만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비극은 플롯이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야 하고,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나 사건이 있어야 한다. (중략) 미덕과 정의가 남달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악덕이나 악행이 아니라 어떤 실수나 결함때문에 불행해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테면 오이디푸스나 티에스테스나 그런 부류의 명문가 출신 유명 인사처럼 큰 명성과 부를 누리던 사람이어야 한다.

제13장 플롯의 모방 대상 (p45)

미덕과 정의가 남달리 뛰어나지는 않으나, 어떤 실수나 결함으로 인해 불행해진 사람이란 설정은 많은 이야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근 드라마의 경우를 하나만 생각해보면 넷플리스 스위트홈이 떠오른다. 욕망에 의해 사람이 괴물화가 되는 세상에서 주인공은 삶을 포기한 인물로 묘사된다. 삶을 포기했기에 욕망이 없어 괴물화가 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선한 본심은 사람들을 돕고 위기를 헤쳐나간다. 공포와 연민, 반전과 인지 등의 다양한 부분의 복합적인 플롯을 사용하여 아주 훌륭한 이야기가 탄생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플롯을 구성하고 대사로 표현해서 완성할 때는 그 플롯을 눈앞에 그려보는 것이 가장 좋다. (중략) 플롯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든 작가가 새롭게 창작했든 먼저 전체 개요를 작성하고, 그런 후에 거기에 에피소드를 채워 넣어 상세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제17장 플롯의 구성: 장면, 개요, 에피소드 (p66)

드라마, 영화 작가들과 연출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머릿속으로 세상을 만들어 내며, 연출가는 눈앞에 작가의 세상을 보이도록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눈 앞에 그리는 과정을 한 단어로 장면이라 표현된다. 이러한 장면들은 개요와 에피소드와 함께 하나의 이야기 즉 플롯으로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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