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편

"한국현대소설의 세계로 초대받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지은이 이현우는 한국현대문학, 즉 한국현대소설에 대한 강의 내용을 책에 담았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열 두 편의 남성작가의 작품을 담고 있다. 최인훈<광장>, 이병주<관부연락선>, 김승옥<무진기행>, 황석영<삼포 가는 길>, 이청준<당신들의 천국>,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문구<관촌수필>, 김원일<마당 깊은 집>, 이문열<젊은 날의 초상>, 이인성<낯선 시간 속으로>, 이승우<생의 이면>, 김훈<칼의 노래>까지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뒤늦게 책을 좋아하고 관심은 있지만 선뜻 어느 작품을 읽어야 좋을지 모르는 나를 위해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읽어본 책이 하나도 없다. 작가나 책의 제목은 익히 들어 아는 경우가 많지만 전혀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마음이다. 이제라도 하나씩 읽어보고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의 내용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열 두편 모두 관심이 가지만 우선적으로 읽어보고 싶은 네 편과 짧막한 이유를 아래에 담아봤다.

이 작품의 핵심은 두 체제를 비판하면서 어떤 체제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명준은 대타자가 부재하므로 자기 주체를 정립할 수 없다. 이제 새로운 제체를 정립하는 과제는 다음 작가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문학사에서 '매개' 역할을 한 것이 <광장>의 의의라 말할 수 있다.

최인훈 <광장> (p43)

1960년대 4.19혁명에 의해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소설 <광장>은 마치 내가 이 책은 꼭 읽어야만 하는 소설로 여겨진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뿐 아니라 작가 최인훈의 이력이 매우 독특하다. 1945년부터 5년간 북한에서 지냈으며 러시아어를 익혔고, 남한에서는 영어를 배우고 잘했으며 통역장교를 한다. 또한 그는 일본어도 잘했다. 고등학교 시절 원산시립도서관의 소설 및 사상서를 두루 읽고, 또한 일어로 씌인 일제강점기의 장서들도 읽었다.

언어적 능력도 뛰어나고 시대적으로 선택받은 작가 최인훈의 <광장>에 관심이 쏠린다. 광장과 밀실이라는 상호 배타적 보완 관계의 공간, 대타자 아버지, 주체의 탄생 등 약간은 낯선 설정들에 호기심이 샘솟는다. 관심이 생겨 책을 검색했으나 최근 출간된 책이 2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래된 책이라 구하기가 힘들듯 하지만 좀 더 알아보려한다. 다시 출간되면 참 좋을 것 같다.

<무진기행>은 "가장 우울했던 시기에 가장 순수한 슬픈 마음"을 가지고 쓴 작품이며, 당시 우울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호소력을 지녔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중략) 김승옥 작가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 1960년대 한국 사회라는 시대적 조건과 당대 독자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하나의 신화이기 때문이다.

김승옥 <무진기행> (p77)

1960년대 문학의 간판으로 꼽는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은 5.16군사정변 이후 세워진 절대 권력과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자본주의의 현실안에 윤희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이러한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아내를 배경 삼아 살아가며 머릿속에는 전무라는 단어만이 맴돈다. 돈을 선택해 서울살이에 적응하고자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사회를 앞두고 아내가 잠시 무진으로 내려가 있으라는 말에 무진으로 향한다. 안개의 마을인 무진으로 가며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단편 작품이면서도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 이 작품은 꼭 읽고 싶다. <무진기행>을 읽고 다시 로쟈의 설명을 읽고 싶다. 소설을 이해한다면 한층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로쟈는 우리에게 한국소설을 소개하는 동시에 풍부한 해석으로 소설을 풍성하게 한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이처럼 역사와 계급을 횡단하며 불평등한 사회적 현실에 대해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만큼 실감나게 사회적 현실을 다룬 소설이 없었다. (중략) 도시빈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중간층과 상층부 계급의 모습까지 그려내며 피부에 와 닿는 사회 묘사를 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형태의 작품이기에 (중략)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본다.

조세희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p183)

197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던 조세희 작가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제목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읽은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그래서 더욱 읽고 싶다. 산업화로 인한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아낸 소설이다. 노동자 계층이 살기위해 몸부림 치고 희생아닌 희생을 하지만 시스템은 변화없이 유지된다. 불평등한 사회적 현실을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는 이 작품을 지금 내가 읽었을 때 어떻게 다가올지 매우 궁금하다. 어렸을 때 읽었다면 느끼는 바가 다소 작았을 것 같다. 물론 그 시대에 대해 지금은 한결 나아진 사회라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은 여전하기에 일개의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고 싶어 진다.

<마당 깊은 집>은 전쟁 이후 한국 사회가 재건되는 과정을 상세히 재현하고 현대 한국의 기원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작품이다.

김원일 <마당 깊은 집> (p280)

<마당 깊은 집>1954년 대구에 보낸 주인공의 1년 정도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분단문학, 가족소설, 성장소설의 모양세를 갖추고 있고, 주인집과 세들어 사는 집들 드나드는 사람들까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시대적 대표성을 띄고 있다. 월북한 아버지와 남아있는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 아래채 위채의 사람들 모습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고향집 책장 한 켠에 이 책 <마당 깊은 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왜 집 책장에 오랜 기간 처분되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미스테리일 정도다. 어린 나이에 이런 책을 읽을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그 상태 그대로 자리잡고 있다. 고향집에 내려가서 슬쩍 가져와 읽어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