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자의 비움공부

"비움과 내려놓음"






인문 고전은 어렵기도 하고 잘 이해가 안되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깊고도 수많은 지혜들이 인문 고전에 담겨 있다. 공자는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다그치지만, 장자는 우리에게 비움과 내려놓음을 권한다.



인문학자 조희는 <장자의 비움공부>에서 장자의 철학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장자> 원문을 읽겠다고 호기롭게 달려들었다간 어렵고 난해한 말들에 장자를 멀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장자의 철학을 이해하고 평온한 마음을 선물 받는다.


어느 날,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갯짓하며 창공을 기분 좋게 날아다니느라 미처 자신이 장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중략)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꿈속에 내가 있었던 것일까."

01 꿈속에서 나비가 되다 (p34)

우리가 사는 이 세상사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장자의 철학은 나에게 큰 귀감이 된다. 너무 고군분투하며 치열하게 살지 말라고 말한다. 어차피 잠시 꿈에 불과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 한마디에 순간 나의 마음이 편해진다.



2년4개월이라는 인생에 있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이 세상사가 마치 꿈만 같다는 간접적 경험을 했다. 2박3일 휴가를 받아 울산에서 전주로 와서 잠시 지내다 부대로 복귀를 하노라면 군에 있는 시간이 꿈인지 휴가가 꿈이었는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전역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 한동안은 현재가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잠시 잠깐의 시간은 정말 꿈인지도 모른다. 장자는 우리에게 너무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한다.

삶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휴식인 죽음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23 죽음은 휴식이다 (p91)

죽음은 하늘의 뜻이며 바꿀 수 없기에 받아들이라 말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만큼 무의미한 것도 없다. 죽음에 대해 초월한 모습이다. 죽음은 인생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우리는 편하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죽음은 슬프고 피하고 싶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한결 편해진다. 삶이 기쁘다면 죽음 역시 기쁜 일이다.

인위를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 무심히 만물과 뒤섞인 일생을 마쳤다.

25 만물과 하나가 되어라 (p97)

장자의 핵심사상이다. 우리에게 자연으로 돌아가라 한다. 변화에 순응하라고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극단적 해석보다는 나만의 개성 특성을 발견해 가꾸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인생을 참 열심히도 살아간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부하고 좋은 결과를 내야한다. 수많은 관문을 통과한다. 대학에 가고 시험을 보고 취직을 하고 이 자리에 서있다.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해야만 한다.



다른 무엇보다 나는 지치고 힘든 마음은 자연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산과 바다에서 편안한 휴식을 하면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힘을 얻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적한 산 아래 집 한채 지어놓고 살고 싶은 나의 마음을 어쩌면 장자가 가장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진정 도를 깨닫는 사람은 삶을 기뻐하거나 죽음을 싫어하지 않으며, 작은 것을 탓하거나 성공을 과시하지도 않고, 억지로 일을 꾸미지도 않는다. 물고기가 물 속에 있을 때 아무런 저항 없이 편안하게 살아가듯이, 사람 역시도 가운데 행할 때 아무런 문제없이 스스로 유유자적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88 고기잡이의 교훈 (p254)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를 깨닫는 경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저 마음 편히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다. 장자의 철학으로 조금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 편안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좀 더 끌어모으고 쌓아올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던 나의 마음을 장자를 통해 비우고 내려놓으며 평온한 마음을 얻는다.



형지의 나무들은 뛰어난 재목들이어서 이처럼 하늘이 내린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도끼나 자귀에 찍혀 쓰러진다(p72) 잘나고 뛰어나다고 해서 항상 좋으리란 법은 없다. 일을 잘하면 회사에서 인정받지만 더 많은 일을 하게 되고 힘들어질 것이다. 그저 열심히 일을 잘하는 게 능사가 아님을 상기시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