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 -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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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편

흩어진 지식을 하나로 연결하다




tvN <책 읽어드립니다>의 도서 선정 위원이었던 프로 지식 탐험가 '이시한' 저자는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재미와 깊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그의 말솜씨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했다. 그의 재미난 입담은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재미있게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지식이 쌓인다. 편의점처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읽고 난 뒤의 만족도가 높은 책이라 자부한다.



지식의 연결이 일품이다.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총,균,쇠', '이기적 유전자' 등을 자유자재로 연결시킨다.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지만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흩어진 지식을 한데 모아 맛있는 책으로 탄생시켰다. 현 인류인 '사피엔스'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스텔라', '어벤져스'의 내용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이해가 더욱 쉽다. 물론 영화를 아직 못 본 경우 이해가 살짝 어려울 수 있지만 영화를 이미 본 독자들이라면 이만큼 적절한 연결고리가 없다. 또한 그 연결을 통한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재미있다. 경쾌한 지식 소개 이야기에 빠져 읽다보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사피엔스는 지성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 인문 기본서로 꼽힙니다. 그런데 무려 636쪽에 달하는 분량을 자랑하는 탓에 사놓고도 완독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중략) 사피엔스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피엔스 종은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을 거치면서 죽음까지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류로 진화하고 있다."

인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p38)

2015년에 나온 책이지만 현대 고전으로 대우 받는 책 '사피엔스' 소개로 이 책은 시작된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가정 첫 걸음이자 100년 후 미래 인류의 모습을 가늠하고 그 답을 제시하는 '사피엔스'는 독서광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스가 추천한 책이다. 다양한 인간 종들 중 사피엔스만 살아남은 이야기, 상상의 질서인 돈에 대한 이야기 등 '사피엔스'의 핵심이 되는 내용을 요약하여 다루고 있다. 또한 생태계 차원에서 '어벤져스'의 타노스가 정말 빌런인지에 대한 매우 재미난 접근이 특히 흥미로웠다.


'장미의 이름'은 과학에 의해 종교가 위협받는 시기에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기존 질서를 지키려고 노력했는가, 그리고 당시의 종교인들이 얼마나 위선적이며 탐욕스러운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입니다.

신의 정원에 발을 딛기 시작한 인간 /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 (p137)

'장미의 이름' 작품이 '셜록 홈즈'를 오마주한 작품이며 추리 소설의 형태라는 사실을 알고 급 흥미가 생겼다. 당시의 시대 상황, 종교적 배경 등의 서술을 통해 전하고 있으며, 그 시대에서 전개되는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극이다. 또한 과학과 종교의 경계 및 인간성 회복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는데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그런데 이 책이 재미있지만 읽어 내려가기가 힘들다고 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현학적인 문체 때문이며 저자 역시도 그렇게 느꼈다고 하니 선뜻 책을 읽기가 주춤하게 된다. 그래도 꼭 읽을 것이다.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거기서 2년을 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기록을 묶어낸 것이 바로 '월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든'은 딱히 줄거리가 없어요. '월든 호숫가에서 2년을 살았다'가 이 책의 전부입니다. 그냥 2년 동안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담담하게 썼습니다. 그래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감정을 따라 숲길을 거닐지 않고 줄거리를 찾거나 분석하려고 하면 이 책을 보는 기쁨은 반감되고 맙니다.

누구나 다 법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p211)

'제주도 한 달 살기', '미니멀라이즘'과 같이 비우며 살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는 170년 전의 월든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 성격이나 방법, 방향은 다르지만 느린 속도로 인생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관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사회 안에서 힘들고 지친 우리에게 힐링을 선물하는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이 '월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왔고 몰래 시를 읽는 회합의 시작을 알리는 시구가 '월든'의 한 구절이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일까요? 무려 100여 년 전에 '멋진 신세계'에서 올더스 헉슬리가 제시한 이 문제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아니 오히려 이제야 유효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점점 현실화되어가는 멋지지만 소름 끼치는 세계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p292)

이 책에서 소개하는 18권의 책 중에서 읽은 책이 총 3권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그리고 마지막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이다. 이 3권 모두 감명 깊게 읽었고 나 역시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추천하는 다른 책들도 모두 읽고 싶다. '멋진 신세계'를 소개하는 마지막 문장이 공감되어 여기에 적어 본다. '멋진 신세계'를 읽었다면 이 말에 크게 공감할 수 있다. 그만큼 '멋진 신세계'에서 그리는 세상이 우리가 만날지도 모르는 세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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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에 들러 잠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직 읽지 않은 책도 마치 읽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디너 정식은 아니지만 가볍게 요기하며 맛도 일품인 간편 요리를 먹은 느낌이다.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주제에 맞게 책들이 우리에 던지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생각해 본다. 세기에 걸쳐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식들이 참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이 책을 먼저 펼쳐 보시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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