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문구들이 이 소설이 문학의 정수임을 일깨운다. 흔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시기적절하게 스미듯 배치된 이 문장들이 스토너의 삶과 연관된다. 다른 이들을 가르키는 박사인 스토너가 마흔셋의 나이에 깨우치는 것들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배우고 또 배워도 부족한게 사랑과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윌리엄 스토너는 과연 성공한 인생일까 실패한 인생일까. 누군가는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나는 스토너가 나름 선방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저명한 학자가 된것도 아니고 길이 기억될 사람도 아니다. 백점을 줄 인생은 아니지만 뒤늦게나마 사랑을 했고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친 선생님이었으며 인생에 후회될 일을 하지 않았다. 내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없이 잘 살았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 아닌가.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아직 젊은 나에게 윌리엄 스토너의 삶은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너무나도 많은 생각들이 밀려왔다. 나의 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나의 기분이 스토너에 물들어 한동안 지속될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