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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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스토리텔링의 비밀을 파헤치다






드라마, 영화, 소설 등 하루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탄생하고 우리의 선택을 기다린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의 반열에 오른다. 인기있는 소설은 전 세계로 번역되어 판매되고 영화화 되기도 한다. 영화와 드라마 또한 인기를 얻으면 전세계로 뻗어 나간다. 이렇게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이야기들이 가진 비밀은 무엇일까? 성공한 이야기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이야기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이야기들이 사람들을 이끄는지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예시와 논리적 설명을 통해 전하는 스토리텔링의 비밀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내 안에서 직감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쉽사리 설명하기 힘들었던 그 이유들을 <이야기의 탄생>이 꺼내어 알려주고 있다.

많은 이야기가 예게치 못한 변화의 순간에 시작된다. 그리고 그 순간을 통해 이야기는 이어진다. (중략) 우리가 듣는 모든 이야기는 결국 '뭔가가 변화한' 이야기다. 변화는 우리 뇌에서 끝없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통제력을 추구하는 뇌와 변화의 순간 (p30)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우리가 간접 체험을 하는 세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기란 위험과 대가가 따르기에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 극적 요소가 담긴 이야기는 항상 어떠한 변화에서 시작하며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야기는 새로운 세계를 우리에게 선사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야기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이야기의 표면적 사건(전환,추적,폭발)이 핵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작품 속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을 경험하기 때문에 우리도 인물처럼 흥미진진하고 변화무쌍한 극에 주의를 빼앗긴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게 만드는 인물이 없다면 사건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현상일 뿐이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 인물에 관한 것이다 (p135)

인물이 없다면 이야기도 없다. 결국 어떤 상황, 사건에서건 인물이 중요하다. 우리는 인물에 자기 자신을 투영한다. 영화 속 액션 신에 마치 자신이 있는 것과 같은 즐거운 상상을 한다. 어딘가 불완전한 주인공의 흔들리는 내면에 공감하고 위로한다. 나 자신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온전히 나와 동일하지 않지만 어딘가 비슷한 구석이 많다. 결함이 있는 주인공은 결국 이 세상을 살아가는 불완전한 나와 동일하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까지는 원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는 즐긴다.

가장 성공적인 이야기는 초반에 도덕적 분노를 자극한다. 이타적 인물이 이기적인 사람처럼 취급당하는 장면은 여전히 부족성을 지닌 우리의 뇌에 마법을 거는 약과 같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갖게 된다.

극적 질문은 어디에서 오는가 (p185)

인터넷 상에서 갑질, 불의, 무개념 등의 기사에 수많은 분노의 댓글이 달린다. 이런 사건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행위를 통해 사건이 공론화되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는 사례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규율을 어기는 사람들을 보고 도덕적 분노를 경험한다. 영웅 심리 발동일까?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를 처벌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현상이 인간은 부족의 생활을 하면서 살기 때문이라 말한다. 자연스럽게 이타적 행동은 영웅이며, 이기적 행동은 악으로 판단한다. 악당과 영웅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언제나 사람들의 이목을 이끄는 이유가 인간의 원시적 습성때문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데이터 전문가 데이비드 로빈슨은 책과 영화, TV드라마, 비디오게임을 통들어 무려 11만 2000개의 플롯을 분석했고, 그의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한 가지 공통된 이야기 형태를 도출해냈다. 로빈슨은 이렇게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되고 또 악화되다가 마지막 순간에 해소된다."

최후의 일전 (p249)

정말 생각해보니 그렇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상황이 계속 악화되다가 결코 해결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이지만 결국 마지막에 문제가 해결되고 마무리된다. 자칫 상투적인 이야기로 흥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구성을 지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마지막 극적 질문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결정의 순간을 제공한다. 현실에서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이 항상 좋은 결론에 도달하지 않지만 영화, 소설의 정의로운 선택은 좋은 결말을 제공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옳은 답을 모두가 원한다.


*****

윌 스토의 <이야기의 탄생>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싶은 사람들이 꼭 읽어야하는 교과서가 될 책이다. 다양한 스토리텔링 기법이 존재한다. 그저 스토리텔링에 대한 내용만이 아닌 인간 본연의 습성과 본성에 연결짓고 있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기에 매우 신빙성이 있다. 베스트 셀러 작가들은 이런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고 잘 요리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이나 영화를 접할 때 이 책의 내용이 떠오를 것 같다. 예전에는 그저 '영화가 재미있네', '긴장감있게 잘 만들었네'라고 생각만 했지만 이제는 '이런 스토리텔링 원칙을 지키고 있는 이야기네' 라면서 뭔가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다. 이야기 본연의 맛을 느끼며 그 원리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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