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0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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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2400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 '설득의 기술'





아리스토텔레스가 2천여 년 전 철학자라고 하니 그 시절의 모습이 사실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 오래 전에 그리스어로 쓰여진 이 책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이 지금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고 그렇게 오래 전에 씌였다는 사실을 믿기가 어렵다. 정답과 진리를 다루고 있는 책이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을 말이나 글로 설득하고자 했던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이 책을 사람들이 읽는 이유일 것이다.

수사학은 각가의 사안과 관련해 거기 내재된 설득력 있는 요소들을 찾아 내는 능력이다. (중략) 수사학은 어떤 것이 주어진다고 해도 거기에서 설득력 있는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사학이라는 기술은 특정 부류를 자기 영역으로 삼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수사학의 정의 (p17)

수사학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책의 표지에 '설득의 기술'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이 책을 읽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통상적인 수사학의 뜻은 말을 아름답게 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설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설득력 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능력이라는 표현이 매우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 세상의 모든 것에서 설득력 있는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니 놀랍기까지 하다.

행복은 미덕을 실천하는 삶, 풍요로운 삶, 지극히 즐겁고 안전한 삶, 재물이 풍족하고 육신이 편안한 가운데 그런 것을 지키고 사용할 힘이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 어느 하나 또는 여럿이 합쳐진 것이 행복임은 거의 모두가 동의한다.

행복 (p35)

책 내부적으로 제1권, 제2권, 제3권으로 분리된다. 물론 책은 단권이다. 논리적인 설득을 다루는 '로고스'는 제1권에서 다루고 있다. 행복, 좋은 것과 이로운 것, 상대적 이로움, 불의와 불법, 즐거움, 범죄자들의 심리, 범죄와 처벌, 범죄의 경중 등 논리적 관점에서 한 주제씩 설득에 필요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그 중 행복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부분이 참 인상깊다. 행복은 참 다양한 부분에 걸쳐 있다. 명성, 존경, 행운, 미덕, 지혜, 용기, 정의, 절제 그리고 자녀, 부, 지위, 건강 등 단어만 나열해도 상당한 부분과 연관된다. 이런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니 행복이란 목표와 크게 연관성을 가진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찾아 떠나는 인생의 여정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먼저 부자는 오만방자하다. 그들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그들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부는 다른 좋은 것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생각되어, 부를 가진 자는 마치 자기가 그 모든 좋은 것을 다 살 수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부 (p160)

제 2권에서는 청중의 성격에 따라 연설 내용을 달리하는 '에토스'와 청중의 감정을 다루는 '파토스'를 주로 다룬다. 그 중 '부'에 대한 내용을 다룬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부'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약간 의문스럽고 이게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2400년 전의 부자와 현재의 부자가 크게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요즘 부자들은 여유가 있어 인성 교육 및 다양한 분야에 대한 높은 교육으로 더 바르게 자라고 예의 바르다는 의견들이 많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부자의 개념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부분은 열린 결말로 넘어가야겠다.



연설과 관련해서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설득에 필요한 요소를 어떤 것에서 가져오느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문체에 관한 것이며, 세 번째는 연설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을 어떻게 배열하느냐 하는 것이다.

문체에 관한 서론적인 개관 (p223)

제3권에서 다루는 내용은 연설가가 신경 써야 할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명료성, 직유, 정확성, 풍성함, 적절성, 운율, 간결성, 세련미와 은유, 생생함 그리고 문체와 배열, 도입, 편견 설명, 맺음말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많은 논리적 지식과 감정에 호소하는 좋은 내용을 가지고 있더라고 말하는 방법이 세련되지 못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면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제3권 역시 어느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는 내용들이다.


*****

24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은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읽히고 연구되었다. 계속 감탄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어느 한 챕터도 쉬이 넘어갈 수 없는 진리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읽혀진 고전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 책을 통해 수사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알게 되었고 꼼꼼하게 수 번을 더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한 두 번 읽고 덮어 둘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설득의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입문서로 아주 좋은 책이니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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