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은 저자의 충동은 엄마를 떠나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작가만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상식적인 방식으로나마 상대를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방식일지라도 영영 떠나버리는 엄마를 어떤 방식으로든 보내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은 깊이 공감된다. 엄마의 유골이 내 몸에 들어온다면 평생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랄까. 그 누가 엄마의 죽음을 쉽사리 받아 들일 수 있겠는가.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큰 공감을 이끌어 낸다. 죽음을 준비하며 사진첩을 정리하는 엄마에게 버럭 분노를 표출하는 아들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엄마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다. 병실에서 힘들게 잠들며 힘들어 하는 엄마의 옆에서 아들은 이어폰을 끼고 영화를 보고 있다. 그 순간 아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코를 골며 잠이 든 엄마 옆에서 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죽음 앞에 무기력한 모습이 매우 적나라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