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목격
최유수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의 목격

차곡차곡 모아 담은 '사랑'의 문장들




가장 추상적이면서 온전히 이해하는 듯 하면서도 과연 내가 잘 알고 있는지 항상 의심이 솟아나는 그 단어, '사랑'. 사랑이 보인다면 말하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편할텐데, 그래서 더욱 궁금하고 우리를 설레게 하는 사랑. 저자 최유수는 사랑이 자신의 종교라고 말한다. 그만큼 사랑을 추종하고 사랑을 믿는다. 자신이 목격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문득 사랑하고 싶어지는 날, 옛 사랑이 생각나는 날,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 날, 사랑에 대해 흠뻑 취하고 싶은 날... 저자 최유수와 함께 사랑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믿음은 존재를 증거한다. 신을 믿는 사람이 신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랑을 믿는 사람은 사랑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고로 나는 사랑을 말하기 위해 사랑의 존재를 믿는다. 증명하기 위해 믿는 것이 아니라 체감하기 위해 믿는다.

믿음 (p12)

사랑을 믿어야 비로소 사랑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사랑을 누군가에게 증명하려는 목적이 아닌 내 스스로 사랑을 느끼고 체감하고자 믿는다고 한다. 나는 다양한 이유로 신을 믿지 않는다. 허나 저자처럼 사랑은 믿는다. 사랑은 내가 직접 느꼈고 존재한다고 믿기에 나도 모르게 믿는 존재가 되었다. 나의 종교도 사랑이 아닌가란 생각이 스며 올라온다.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한다고 말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말해지기보다 문득 사랑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즉흥적으로 말해지는 것이다. 스스로 말을 꺼낸다는 느낌이라기보다 나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랑에 의해 저절로 말해지는 느낌에 가깝다.

voice of love (p58)

사랑한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는 표현이 매우 공감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나도 모르게 하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나오는 그 말.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며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문득 재채기처럼 나온다면 정말 사랑하고 있는게 아닐까.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우리를 서로 사랑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르기 때문에 사랑은 성립한다. 사랑하는 내내 다름을 깨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매 순간 내가 그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를 깨닫는 일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르다 (p112)

서로 다르기에 사랑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서로 다르기에 시작한 사랑이지만 때로는 서로 비슷한 면들로 인해 놀라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랑이 더욱 커져나간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 서로 다른 점으로 인해 실망하고 우리는 서로 안 맞는다며 서로를 질타한다. 다르기에 사랑했으나 그 다름이 서로를 질타하는 존재로 변모하는 현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

사랑을 하고 있거나 혹은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깊게 공감할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토록 사랑에 대해 깊고 다양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싶다. 사랑을 종교로 삼고 살아가는 저자에게 사랑은 평생의 연구 대상이다. 어느 하나 같은 사랑 없고 모두가 제 각기의 모양을 가진 사랑이라지만 사랑이라는 주제로 하는 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된다.



한없이 감성적이고 싶어지는 날, 사랑에 대해 실컷 이야기를 펼치고 싶은 날, 사랑이 하고 싶은 날, 사랑에 푹 빠져보고 싶은 날... 최유수의 사랑 에세이 <사랑의 목격>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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