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잘라드립니다 - 하버드 교수가 사랑한 이발사의 행복학개론
탈 벤 샤하르 지음, 서유라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걱정을 잘라드립니다

이발사 '아비'에게 듣는 삶의 지혜




저자 '탈 벤 샤하르'는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학생들에게 '긍정심리학'과 '리더십 심리학'을 가르친다. 자신이 머리를 자르기 위해 찾는 단골 이발소의 '아비 페레츠'와의 대화를 통해 얻은 지혜를 책에 담았다. 세계 최고의 행복학 교수는 아비의 조언으로 깨달음을 얻고 돈을 지불하며 덤으로 머리도 자른다.



항상 사람들로 가득한 아비의 이발소는 사람들의 안식처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머리를 자르는 위해 이발소를 가는 것인지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 가는 것인지. '아비'와 대화가 하고 싶은 저자는 이발소에 들러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그렇게 좋았나 보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계적 교수이기에 이발사 '아비'의 말이 "평범한 상식은 사실 그리 평범하지 않다."(p23) 우리는 평범하다고 치부하는 것들 중에 엄청난 것들이 숨어 있음을 잘 알지 못한다. 진흙 속 귀한 보석을 보고도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지만 하버드대학교수의 눈에 아비와의 대화는 반짝반짝 빛나 보였을 것이다.

"비행기 조종사 면허에 도전하신 줄은 몰랐네요."

"그랬죠. 이따금 찾아오는 공허감을 메울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 외에도 나를 채워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 많았어요. 하지만 결국 내가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럼 당신을 채워주는 건 뭔가요?"

"바로 여기에 있는 작은 것들이요." (중략)

"아, 평범한 일상이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음악을 듣고, 해변에 가는 순간들이요."

평범한 이발사가 들려준 일상의 가치 (p21)

우리는 항상 엉뚱한 곳에서 공허함을 메울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정작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간다. 지금의 나에게 딱 필요한 말이다. 열심히 달리다 보니 인생의 공허함이 밀려온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허함이 나를 차지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나의 인생에서 나를 채우는 것이 항상 곁에 있지만 잊고 살았다.



오늘은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겨울이다. 아내와 함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아이와 함께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 책에서 이발사가 전하는 세상의 지혜를 듣고 오늘의 일상이 나에게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아내와의 시간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고, 아이와의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따스한 햇살이 유난히 빛나는 하루였다.

아비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어른에게도 등대의 존재가 안정감의 기반이자 창의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등대는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등대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명상이나 정원 가꾸기 같은 자신만의 의식이 등대 역할을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이발소의 깨끗한 창문을 통해 흘러나오는 빛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등대가 든든하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 (p79)

아비의 등대는 이발소다. 마음의 안정과 편안함을 느낀다. 손님들과의 대화도 하며 걱정이 사그라든다. 나의 등대는 무엇일까.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분명 등대는 존재한다. 우리 집? 회사? 지하철? 혼자만의 시간? 아비처럼 자신만의 등대를 확실하게 아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을 때 그저 등대로 가면 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등대를 생각하게 하는 그의 말에 곰곰히 생각에 빠진다.



"꿈의 직업을 손에 넣은 사람들은 그 일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요.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사랑의 관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죠."

p150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꾸준히 연락하고 약속을 하고 만남을 갖는다. 그런데 우리는 바로 옆 사람에게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를 잊고 살아가는 듯 하다. 회사에서 승진하기 위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부단히 열심히 노력한다. 잘 보이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부담감과 불안함에 온몸을 바쳐 일을 한다. 그러는 사이 정작 중요한 나의 사랑에 대해서는 잊는다. 무엇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 내가 시간을 내어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잊는다. 사랑의 관계에 대한 투자가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꽃 한 송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도 충분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착해요. 물론 이런 태도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에 맡겼을 때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거나 해결책이 명백히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때가 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알게 돼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p189)

눈앞의 문제 해결을 위해 아등바등하지 말고 때로는 그냥 가만히 두라는 이 조언이 내 마음을 위로한다. 어떠한 해결책이든 찾기 위해 고민하며 보내는 시간은 오히려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차라리 다른 새로운 모험을 하고 그 일은 자연에 맡기는 것이다. 그간 다양한 노력을 통해 찾지 못한 해답을 자연의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다.



카페에 앉아 가만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책을 읽으면서 일상이 행복으로 변하고 나의 걱정은 사라지고 있었다. 아등바등 무엇을 하기 보다 그저 편안한 휴식을 하며 나를 정비하는 연말을 보내려 한다. 세상 살이에 지친 나를 보듬어 주는 이 책을 세상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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