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처럼 똑부러지는 무생물같은 캐릭터 고복희는 감정이 메마른 듯 보인다. 이 여인은 어떠한 이유로 이 먼 타국에서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것인가. 타협이 통하지 않는 답답한 그녀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교민들과의 관계도 그리 원만하지 않으며 그저 편견없이 사람을 대하는 고복희는 어떤 존재인지 궁금증을 더해갔다.
고복희를 중심으로 캄보디아 교민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게 된다. 그들의 삶이 어느 하나 순탄하지 않다. 각자 나름의 고충과 힘든 시기가 있고 그 고행은 현재 진행 중이다. 현지인이면서 한국말이 능숙한 브레인이자 원더랜드의 매니저 린, 무계획으로 캄보디아에 한 달 살기로 원더랜드의 첫 장기 손님 박지우, 김인석 아래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어눌한 안대용 등 각자의 삶에서 살아 숨쉬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큰 공감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