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살아가는 한윤기는 업무차 빈에 있다. 문득 옛 연인 무주가 떠올라 이메일을 보냈고 그녀를 만나러 스위스로 간다. 그간 연락없이 지냈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그녀와의 재회는 우려와는 달리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목수인 무주의 남편은 스위스로 입양되었던 사람으로 한국에 방문했을 때 무주를 만났고 무주는 남편을 따라 스위스로 떠났다. 딸 유나가 태어났고 스위스에서 살고있다.
한가로이 지내는 외국에서의 삶을 꿈꾼다. 나 역시도 그러하며 많은 이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그런 나에게 무주의 말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여유롭고 한가한 삶을 꿈꾸지만 정작 그러한 세계로 가면 그렇지 않다는 이 말이 공감이 되면서도 마음 한 켠에 의구심이 자리한다. 그래도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여유롭고 한가한 일상. 그 때 나 역시 그 여유로움이 게으름으로 변모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