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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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2

'아모르 마네트'



'직지'를 따라 로마에 다녀오다




현재의 시점에서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기연의 시각에서 다뤄진 <직지 1>과 달리 <직지 2>는 1441년을 배경으로 은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아름답고 총명한 소녀인 은수의 이야기는 기연의 길고 긴 상상의 이야기지만 매우 그럴 듯 하다. 몇몇 논리적 의구심을 제외한다면 이 상상력은 실제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설득력있다.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천재의 면모를 지닌 여인 은수는 황제의 나라 중국의 그늘 아래 세종 시대의 숨겨진 인물로 나온다. 세종의 한글 창제의 역사에 은수라는 숨겨진 인물의 등장과 직지가 쿠텐베르크까지 연결되는 연결고리를 상상의 이야기로 풀어 냈다.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Tempus Fugit, Amor Manet)

은수는 라틴어를 깨우치면서 이 글귀가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는 뜻인 걸 알게 되었다.

p157

은수가 로마로 건너가 금속활자를 시연하는 과정까지가 매우 스펙타클하다. 여인의 몸이지만 자신의 총명함을 더 없이 발산할 수 있는 로마에 당도한 은수의 앞 길은 창창대로라 생각했다. 그러나 거대한 장애물들이 존재했다. 기득권 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서민들도 자유롭게 읽게 된다는 것은 기득권에 대한 도발이며 신성모독인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거머쥔 악질들은 존재한다. 이에 은수는 마녀 사냥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이 곤란한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름 말이오. 당신이 멀리 코르에서 왔으니 코리에서 온 미인이라는 뜻으로 카레나라고 하는 게 어떻겠소?"

p160

<직지 1>에서부터 가장 궁금했던 '카레나'라는 여인의 정체는 역시나 은수다. 코르에서 온 미인 '카레나'라는 이름이 굴곡진 은수의 이야기를 읽고난 후 더욱 애절하게 다가온다.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직지에서 왔다는 것을 더욱 확고히 하고 싶은 심정은 은수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처절했던 인생은 이렇게라도 빛을 발해야 하지 않을까.

"내 나라 코리의 왕이시죠. 그분은 제가 따르는 술을 거절하셨어요. 첫 잔을 낭군에게 줘야 한다며 저를 지켜주셨어요. 그리고 가난하고 못 배운 백성들을 위해 글자를 만드셨어요. 글을 가져야 강해진다 말씀하셨죠."

p179

은수의 기술이 쿠텐베르크에게 전해지는 그 과정에 수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이 있었다. 은수의 아버지, 세종, 양녀로 받아들여 준 유겸, 청년 폴츠, 발트포겔 그리고 쿠자누스와 쿠텐베르크까지 어느 한 사람이라도 도움이 없었다면 이 기나긴 여정의 끝은 이뤄질 수 없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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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배경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한 소설 <직지>는 김진명 작가만의 색이 살아 숨쉰다. 묘하게도 범인이 누구인지는 이미 잊혀졌다. 흘러가는 스토리에 흠뻑 빠져 기연과 은수를 응원했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고난과 역경이 나에게 전해졌고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김진명 작가가 전하는 <직지>이야기는 우리 역사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애국 소설이다. 실제 이야기는 상상일지언정 한글과 직지는 거부할 수 없는 우리의 실제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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