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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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의 까만 단발머리

춤추는 리아킴의 인생 이야기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 안무가 리아 킴의 에세이를 만났다. 춤의 세계는 나와는 좀 다른 세계에 있다. 처제가 걸스힙합 춤 선생님이다. 춤의 세계에 살짝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춤 세계의 중심에 있는 리아 킴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독한 연습쟁이 리아킴의 인생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왕따, 전따의 어린 시절을 춤으로 극복했고, 지금 춤과 함께 살아간다. 세계 대회 1등을 해봤지만 현실의 벽에 허덕였다. 위대한 탄생2, 댄싱9에 참가해 흑역사를 기록했고 지하 연습실과 고시원 생활로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 허나 지금은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로 세계를 춤추게 하고 있다.

어느 날 선미가 솔로 데뷔를 한다며 음악 한 곡을 들려줬다. 함께 음악을 듣고 내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몇 개 이야기하자 선미는 내가 한번 안무를 짜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다. 그게 바로 '24시간이 모자라'였다.

1_렛츠 댄스 / 백만 명만 나와 함께 춤출 수 있다면 (p30)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의 안무는 리아킴에게서 시작되었다. 함께 춤추는 사람이 백만명쯤 되었으면 좋겠다는 원밀리언 스튜디오를 만든 리아킴의 바람은 이뤄졌다. 현재 1600만명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으니 말이다.

춤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삶이 답답하다면, 그냥 심심하다면, 너무 무료하다면, 아무 생각 없다면, 혹은 지금 내 감정이 뭔지 몰라 멍 때리고 있다면 춤추자, 우리.

1_렛츠 댄스 / 백만 명만 나와 함께 춤출 수 있다면 (p40)

춤이란 참 신기하다. 70% 수강생이 외국인이라는 원밀리언 스튜디오의 모습에 춤은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힘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밖에 없다. 몸치인 나에게도 춤은 몸을 움직여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창구다. 세살 딸 아이와 함께 춤을 출때는 항상 하하호호 웃고 있으니 분명히 춤은 참 즐겁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황홀함은 안타깝게도 3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걸. 대회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나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지하 연습실에 있었다. 며칠 지나면 다시 또 돈에 쪼들려야 했고, 호텔방 대신 고시원 작은 침대에 몸을 뉘어야 했다.

2_포 스텝 / 내가 춤을 만들어볼까 (p99)

2007년 2008년 세계대회 1등 춤으로 이룬 우승에 기쁘고 행복했다. 하지만 곧 냉혹한 현실로 돌아왔다. 리아킴은 춤추는 건 배고픈 직업이라는 말이 싫었지만 현실의 벽에서 춤이 정말 배고픈 일임을 알았다. 대회 1등 상금만으로 무언가 엄청난 것을 이룩할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 현실은 정말 달랐다. 명성만으로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방송이 나가고 며칠 뒤부터 더 많은 연예기획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한두 주 사이에 네다섯 군데 정도 됐을 거다. 각자 회사의 연습생 안무 트레이닝을 맡기고 싶다는 거였다.

3_새로운 몸짓 / 이제 여기가 우리의 무대야 (p173)

위대한 탄생2에 출연하여 혹독한 실패를 경험했다.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 경력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 일이 들어오게 되고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때로는 돌파구가 된다는 이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정말 한 치 앞의 인생을 알 수 없기에 세상은 살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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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킴이 이룩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는 그저 운이 좋아서 성공했던 것일까. 리아킴이 살아온 인생이 이 책에 담겨있다. 그녀의 인생을 하나씩 들춰보면 결코 원밀리언이 하루 아침에 생겨난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간 하나씩 쌓아온 그녀의 모든 것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힘든 시기, 힘들었던 과정들이 많았다. 현실의 돌파구를 찾고자 위대한 탄생2에 참가해 탈락을 맞봤다. 댄스 세계 대회 1위의 리아킴이 안무를 외우지 못해 댄싱9의 경연에서 떨어졌다. 이러한 쓰라린 경험들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갔다. 쓴소리만 입에 담고 살아던 그녀가 조금씩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그녀가 되었던 것처럼 세상은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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